경찰청의 지방 이전 방침이 공개되면서 조직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갑작스러운 발표로 혼선이 이어지고 있고 인력 이탈과 업무 비효율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찰청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형사사법체계 개편과 경찰개혁에 이어 지방 이전까지 대형 과제가 잇따라 추진되는 데 대한 불만도 일각에서 나온다.
3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에 따르면 법무부와 성평등부 등 규모와 이전 효과가 큰 기관은 2027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경찰청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등 별도 청사가 필요한 기관은 청사를 신축한 이후 이전을 추진한다.
예측치 못한 지방 이전 추진 소식에 경찰 내부는 당혹스러운 기색이다. 이날 발표에서는 경찰청의 이전 지역과 구체적인 시점이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청 역시 사전에 관련 내용을 공유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사전에 관련 내용을 알지 못했다"며 "향후 어느 기능에서 이전 문제에 대응할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전이 현실화하면 경찰청의 인력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계급정년이 있는 경정급에서는 승진을 위한 본청 지원이 이어지겠지만 경감·경위 등 하위직 경찰관 사이에서는 본청 선호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경찰은 서울에 서울경찰청이라는 대안이 있다는 점에서 다른 중앙부처와 다를 수 있다"며 "서울에 남으면서도 주요 수사와 기획 업무를 경험할 수 있어 서울청에 대한 수요만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선 일부 기능이 서울에 남길 바라는 의견이 나온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산하 중대범죄수사과와 사이버테러수사대, 안보수사 부서 등 직접수사 조직이 대표적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사가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데다 수도권 내 관계기관과 공조할 일도 많다는 이유에서다. 경비 기능 역시 대규모 집회·시위와 주요 국가시설 경비 수요가 서울에 집중돼 있어 업무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청장이 없는 상황에서 굵직한 현안이 잇따라 추진되는 데 대한 불만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경찰청은 다음달 검사의 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앞두고 조직과 인력을 재정비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사건을 계기로 경찰개혁 논의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경찰은 조지호 전 청장이 2024년 12월 비상계엄 당시 경찰력을 동원해 국회 봉쇄에 가담한 혐의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21개월째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1일 경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지만 후임 인선은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