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셀프종결' 이제 못한다…휴일·야간 근무도 2인 체제로

오문영 기자
2026.09.04 15:52

경찰, 제주 실종사건 후속대책
관리자 승인 거쳐야 사건 종결…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개선
야간·휴일 최소 2명 대응…실종 업무 '국수본 일원화'도 검토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3일 오후 김종철 신임 경찰청 차장 겸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제주시 노형동 제주경찰청 정문에서 취재진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2026.09.03. notedsh@newsis.com /사진=김수환

경찰이 실종사건 처리 체계를 전면 손질한다. 오는 7일부터 담당자 혼자 사건을 종결할 수 없도록 하고, 야간·휴일에는 최소 2명이 대응하도록 한다. 실종 수색·수사와 정책 기능을 국가수사본부로 일원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경찰청은 4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주재로 '실종 수사 쇄신 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개선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김 직무대행이 전날 제주 실종 현장에서 제1호 지시사항으로 내린 '실종 수사 쇄신 대책 마련'의 후속 조치다.

우선 실종사건은 오는 7일부터 담당자 혼자 종결할 수 없게 된다. 경찰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개선해 사건을 끝낼 때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실종자 관련 정보를 관리하고 수사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경찰은 이 시스템을 통해 실종자의 과거 신고·발견 이력 등을 조회하고 사건 처리 내용을 입력한다. 기존에는 실종 사건 처리 과정에서 관리자의 검토를 받더라도 전산상 실종 해제 처리는 담당 경찰관이 직접 할 수 있었다.

실종사건은 전건 접수하고 실종자를 대면 확인한 뒤 사건을 종료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실종사건은 경찰서장이 직접 점검하도록 하는 등 관리·감독도 강화한다.

야간·휴일 실종사건 대응 인력도 늘린다. 현재 1명이 담당하는 체계에서 최소 2명 이상이 맡도록 개선하고, 필요한 인력 증원은 관계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인력 증원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당장 야간·휴일에는 강력팀과 연계해 2명이 실종사건에 대응하고 강력팀장이 관리·감독하는 방안을 검토해 시행할 방침이다.

실종사건을 전담해 관리·감독하는 조직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현재는 수색·수사는 형사국, 관련 시스템과 정책은 생활안전교통국이 나눠 맡고 있다. 경찰은 이를 국가수사본부로 모아 한 곳에서 맡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성인 실종자에 대한 추적 수사 제약을 줄이기 위한 법적 근거 마련도 추진한다. 현재 성인 실종은 범죄 혐의가 확인되기 전까지 단순 가출인으로 분류돼 교통카드 사용 내역이나 위치정보 추적 등에 제한이 있다.

경찰은 이를 실종아동 등과 같은 수준으로 개선해 실종자 발견에 필요한 정보를 확인·추적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 직무대행은 실종사건 대응 과정에서 추가로 개선할 부분이 없는지도 현장에서 직접 살펴 대책에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실종자와 그 가족의 눈으로 어느 부분에 허점이 있는지 점검하고,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들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1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6.9.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한편 제주에서는 지난달 24일 고(故) 장미란씨가 실종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장씨 사건을 담당했던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모 경장은 신고자에게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거짓말하고 장씨 관련 자료를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 목록에서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 경장은 지난 7월 접수된 60대 남성의 실종 신고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허위 종결했다. 이 남성도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부 경장이 실종팀에서 근무했던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 사이 허위 종결한 것으로 의심되는 25건을 추려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장기실종사건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 중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