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늘면 일자리·임금 줄어든다?"…빅데이터로 '적정 인원' 정한다

오석진 기자, 양윤우 기자, 정진솔 기자, 이혜수 기자
2026.09.05 10:39

[MT리포트]외국인 300만, 준비됐나④

[편집자주] 국내 체류외국인이 곧 3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인구 20명 중 1명 꼴이다. 사회 곳곳에서 외국인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들을 함께 사는 '이웃'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때다. 외국인 100만명 시절의 입국심사, 단속 중심 구조의 행정 시스템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해봤다.
외국인-300만,-준비됐나/그래픽=김지영

외국인 근로자를 관리하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2023년 신설한 외국인정보빅데이터팀을 과 단위 조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체류 외국인이 300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산업별 인력 수요와 임금, 지역 정착률 등을 분석해 적정 외국인 도입 규모와 비자 정책을 설계하기 위해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2023년 신설한 외국인정보빅데이터팀을 과 단위 조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분석 인력과 기능을 늘려 데이터에 기반한 이민정책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비자별 입국·취업·출국 인원 △산업별 인력 부족 규모 △외국인의 숙련도와 임금 △내국인 고용에 미치는 영향 △지역별 정착률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그동안 외국인 근로자 도입 정책은 현장의 요구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확대됐다. 기업이 인력난을 호소하면 외국인 근로자를 늘리고 지방대가 학생 부족을 호소하면 유학생을 확대했다. 농어촌에는 계절근로자를 공급하고 인구 감소 지역에는 지역특화형 비자를 만들었다.

당장의 인력과 학생 부족을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외국인 유입이 전체 노동시장과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는 기능이 필요했다. 특정 업종에 저임금 인력이 지나치게 많이 공급되는지, 내국인의 일자리와 임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기업이나 대학이 요청한 인원을 공급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외국인 유입의 경제·사회적 영향을 분석할 체계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른바 '계획 이민' 방식을 확대할 방침이다. 계획 이민은 외국인을 받기 전에 필요한 인원과 영향을 분석하고 입국 후에는 실제 취업 여부와 임금, 장기체류율, 지역 정착률 등 성과를 평가해 정책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성과가 낮거나 부작용이 나타난 비자는 줄이고 성과가 우수한 비자는 확대한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인력 부족 규모와 외국인 유입의 영향을 분석해 매년 비자별 적정 발급 건수를 정하고 미리 공개하는 제도인 '비자 발급규모 사전공표제'도 202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실제 유입 인원과 내국인 일자리·임금에 미친 영향을 계속 점검하고 필요하면 발급 규모를 조정하도록 운영 규정도 마련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계획 이민은 외국인을 무조건 늘리는 정책이 아니다"며 "산업별 수요에 맞는 인력을 적정 규모로 받아들이고, 고용주가 임금과 근로조건을 지키는지, 외국인이 체류·취업 규정을 준수하는지까지 관리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민정책은 '더 받을 것인가'에서 '누구를 얼마나 받아 어디에 취업·정착시킬 것인가'로 바뀌고 있다"며 "이제 단순한 비자 발급을 넘어 노동력 수급과 임금·산업 경쟁력·지역소멸을 함께 다루는 경제정책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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