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수사' 김병기 구속영장 반려…경찰, 불구속 송치 가능성

이현수 기자, 양윤우 기자
2026.09.11 16:41

검찰 "구속 필요성 소명 부족"…보완수사 요구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경찰은 7일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해 9월 첫 고발장이 접수된 지 약 1년 만이다./사진=뉴스1.

검찰이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검찰이 혐의 보강뿐 아니라 구속 필요성 자체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만큼 경찰이 영장을 다시 신청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 의원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 보완수사를 진행한 후 영장 재신청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경찰이 신청한 김 의원의 구속영장을 반려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검찰은 "피의자가 7회에 걸친 소환조사에 응한 점, 마지막 조사 이후 구속영장 신청까지 약 5개월간의 수사 경과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또 수집된 증거와 김 의원의 해명을 검토한 결과 증거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경찰이 피의자 조사 직후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현재로서는 증거인멸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내용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경찰 안팎에서는 영장을 다시 신청하기보다 김 의원을 불구속 송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혐의를 추가로 보강하더라도 검찰이 문제 삼은 구속 필요성 자체를 뒤집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신청을 택할 경우 수사가 더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수사에 착수한 뒤 약 1년 만에 구속영장을 신청해 '늑장 수사'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보완수사와 영장 재신청 절차까지 이어질 경우 수사 기간이 더 길어지는 데다, 재신청한 영장마저 다시 반려되면 경찰의 수사 판단에 대한 비판도 커질 수 있다.

검찰의 주요 사건 구속영장 신청 반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구속 사유 소명 부족' 등 이유로 모두 반려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 3일 방 의장을 불구속 상태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4월10일 서울 마포구 공공범죄수사대에서 열린 7차 피의자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경찰청은 지난 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5건의 혐의로 김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영장 신청서에는 △차남의 중견기업 취업·숭실대 편입(특가법 위반 등)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공천헌금 1억원 수수 묵인(업무방해) △신라레저 후원금 수수(뇌물수수 등)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뇌물수수 등)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업무상 배임 등) 혐의가 포함됐다.

이 밖에도 김 의원은 △차남의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취업 청탁 △쿠팡에 전직 보좌진의 인사상 불이익 요구 △전 동작구의원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수수 △장남 국가정보원 채용 개입 △장남 국정원 업무에 보좌진 동원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등 모두 13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의혹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앞선 경찰 조사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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