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 3.62㎏, 6개월 뒤 3.68㎏로 숨진 아기…부모 "살해 아냐"

이재윤 기자
2026.09.16 16:48
생후 6개월 된 아들을 수개월간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부부가 "살해의 고의성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자료 사진./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생후 6개월 된 아들을 수개월간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부부가 "살해의 고의성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6일 뉴스1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3형사부는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유기·방임),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동갑내기 부부 A씨(22)와 B씨(22)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부부는 아들이 태어난 지 10여일밖에 되지 않은 지난해 12월22일부터 지난 7월5일까지 아이를 집에 홀로 둔 채 PC방에 가거나 여행을 다니는 등 모두 140차례에 걸쳐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제대로 된 양육을 받지 못한 아이는 사망 당시 몸무게가 3.68㎏에 불과했다. 출생 당시 체중이 3.62㎏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6개월 넘게 약 60g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검찰은 피해 아동이 갈비뼈가 드러나고 피부에 주름이 생길 정도로 '심각한 영양 부족' 상태였다고 밝혔다. 사망 직전에는 혈변을 보고 눈맞춤을 하지 못하는 등 건강 상태가 크게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 부부가 아이에게 충분한 음식과 수분을 공급하지 않으면 숨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병원에 데려갈 경우 그동안의 방임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치료를 받게 하지 않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반면 A씨 부부 측은 아동 유기·방임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며 아동학대살해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변호인은 "피해 아동이 숨지기 전날 늦은 시간이라 아침에 병원에 데려가기로 하고 해열제를 먹였으며 수유도 시도했다"며 "아이의 상태가 악화하자 심폐소생술을 하며 응급실로 이동했고 사망 후 부검에도 자발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를 죽게 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어떠한 형태의 살해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들의 가족이 처벌불원 의사를 밝힌 점도 강조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죄의 법정형은 사형이나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다. 아동학대치사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검찰은 피해 아동의 부검 결과 등을 추가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양측의 신청에 따라 다음달 26일 A씨 부부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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