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암 수술을?…"마취 깨면 보도록" 의사 '감동' 메시지[오따뉴]

윤혜주 기자
2026.09.18 11:09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직 따뜻합니다. 살만합니다. [오따뉴 : 오늘의 따뜻한 뉴스]를 통해 그 온기와 감동을 만나보세요.
A씨는 수술 후 보게 된 생일 축하 메시지에 감동을 받았다며 사진을 공개했다/사진=A씨 제공

수술 환자의 생일을 기억한 집도의가 환자 팔에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겨 환자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물한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6일 암으로 수술을 받게 된 A씨는 마취 직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확인하는 간호사에게 "850916이요"라고 답했다.

간호사는 "어? 오늘 생일이세요?"라고 물었고 A씨가 "아, 네"라고 답하자, 간호사는 "축하해요. 잘 될 거예요"라는 응원을 건넸다. A씨는 간호사의 이 말과 함께 마취 기운에 스르르 잠이 들었다.

12시간이 지나 수술이 끝나고 주사 바늘을 빼기 위해 팔소매를 걷어 올린 A씨는 깜짝 놀랐다. 팔 위에 정성스레 적힌 'Happy Birthday to you♡'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A씨는 "사실 진짜 생일은 8월 16일이었지만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수술실 간호사 분께 큰 감동을 받아 울었다"고 했다.

A씨는 퇴원길에 아메리카노와 아이스티, 딸기라떼 등 음료 12잔과 토스트를 사 들고 간호사 데스크를 찾았다. 비록 문구를 남겨준 당사자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제 팔에 축하 메시지를 적어주신 분께 꼭 전달해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병원을 나섰다.

고마운 마음에 의료진에 음료를 선물한 A씨/사진=A씨 제공

A씨는 이러한 사연을 SNS(소셜미디어)에 올렸고, 해당 게시글은 조회수 55만회를 넘어서며 큰 관심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이런 사소하지만 따뜻한 마음들이 세상을 더 살만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차가운 수술실에서 느끼는 따뜻함", "저거 적으시고 환자가 언제 발견할지 궁금해하고 있었을 생각에 너무 귀엽다", "수술한다고 지쳤을텐데 저 문구 하나로 기분 좋아졌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저거 지우려면 힘들지 않냐" 등의 반응도 있었지만 A씨는 "알콜솜으로 깨끗하게 지워진 팔도 같이 올릴 걸 그랬다"며 "아주 가볍게 잘 지워졌다"고 답했다.

이 따뜻한 교감은 게시글을 접한 당시 수술실 간호사가 A씨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오며 뜻밖의 반전으로 이어졌다. 간호사는 "보내주신 간식은 부서 선생님들과 잘 나눠 먹었다"며 감사를 전한 뒤 생일 메시지의 진짜 주인을 밝혔다.

생일을 알고 마취 전 축하를 건넨 건 간호사들이었지만, 팔에 수술용 멸균 마킹펜으로 축하 문구를 남긴 건 집도의였던 원장이었다. 수술이 모두 끝난 뒤 집도의는 "오늘 생일이라셨지? 축하해줘야지!"라며 직접 마킹펜을 들었다는 게 간호사의 설명이다. 간호사는 "좋은 기억을 환자분께 남겨드릴 수 있어 영광"이라며 "꼭 쾌차하시고 앞으로 행복한 나날들 가득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수술 전 집에 있는 아기가 보고 싶어 엉엉 울었다던 A씨는 "순간 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 인류애가 충전됐다"며 아이와 함께하는 밝은 근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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