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훔쳐 AI로 풀고 손바닥에"…수험생 집행유예

윤혜주 기자
2026.09.23 11:03
세무사 시험에 필요한 공인 영어시험 성적을 얻기 위해 시험지를 훔친 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정답을 확인해 부정 시험을 치른 수험생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사진=구글 제미나이

공인영어시험 시험지를 훔쳐 인공지능(AI)으로 답을 알아낸 뒤 손바닥에 적어 시험을 치른 수험생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3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절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던 수험생으로 자격 취득에 필요한 공인영어시험에서 65점 이상을 얻지 못하자 시험지를 미리 훔쳐 정답을 알아낸 뒤 시험에 응시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지난 3월22일 오후 1시 38분쯤 부산 사상구 한 중학교 시험장에서 시험본부장이 감독관 배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교실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교탁 바닥에 있던 봉투를 뜯어 예비 시험지를 훔쳤다.

A씨는 인근 주유소로 이동해 휴대전화로 시험지를 촬영한 뒤 생성형 AI 서비스에 이를 입력했다. 그런 뒤 AI가 제시한 답을 오른쪽 손바닥에 볼펜으로 적고 같은 날 오후 3시 시험에 응시했다.

A씨는 약 2주 뒤인 4월5일에도 같은 시험장에서 똑같은 수법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재판부는 "범행이 2회에 걸쳐 반복됐고 범행 수법도 대담하다"며 "기회균등을 핵심으로 하는 시험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선의의 경쟁자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하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은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봤다. A씨가 절도 피해자들을 위해 각각 10만 원을 형사 공탁했지만, 피해자들이 수령을 거부해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다른 범죄로 한 차례 벌금형을 받은 것 외에는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이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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