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제청 절차 흠결? 수긍 어려워…대법관 공백 송구"

조희대 대법원장 "제청 절차 흠결? 수긍 어려워…대법관 공백 송구"

정진솔 기자
2026.09.2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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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조희대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법관 제청을 두고 청와대와 대법원 사이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조희대 대법원장은 "재제청 요청과 관련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제청과정에서의 절차적 흠결이 존재한다'는 사유는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기초해 볼 때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23일 언론 공지를 통해 "지난달 28일자 재제청 요청 공문에는 재제청 요청의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다. 공문의 문언상 명확한 근거와 사유가 제시돼야 그 효력에 다툼이 없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대법원장이 전날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청와대가 즉각 반발하자 하루가 지난 뒤 재차 청와대 주장에 반박하는 취지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관 공백 장기화로 인한 국민 불편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신속히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이 밖에 "개인적 부친상과 국제행사 준비 관계로 입장 발표 시기가 늦어진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조 대법원장은 또 전날 낸 입장에서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부서된 문서로써 해야 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 "헌법 제82조에 따라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형식을 갖춘 문서로써 하고 그 해석도 오로지 문서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내용이지, 지난달 28일자 공문에 형식적 하자가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제청했다. 이에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협의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할 것을 요구했다. 관례상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대면해 대법관 제청을 해왔는데 조 대법원장이 일방적으로 서면으로 대법관 제청을 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후 조 대법원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로는 지난달 28일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이 있을 뿐인데 거기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고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청와대는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고 반발했다.

조 대법원장이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 뜻에 따를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갈등은 장기화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조 대법원장이 일단 공을 청와대로 넘겼고 청와대가 이에 즉각 반발한 상태에서 다시 조 대법원장이 양보할 뜻이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보이면서다.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임기인 내년 6월까지 문제가 풀리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통령 임명권과 대법원장 제청권이 충돌한 모양새인데 학계에서도 헌법상 두 권한 중 어느 쪽이 우위라고 볼 근거는 없어 대화로 풀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결국 양 기관이 의지를 가지고 논의를 해야 풀어낼 수 있는 문제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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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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