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6일 오전 7시45분쯤. 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불은 7시간여만에 진화됐지만, 지하주차장을 뒤덮은 짙은 연기와 유독가스 탓에 실종자 수색이 쉽지 않았다.
불은 지하 1층 제1하역장에서 시작됐다. 하역장에 쌓인 종이상자와 의류, 신발 등으로 불길이 옮겨붙으면서 다량의 연기가 급속히 퍼졌다. 현장에 있던 40대 물류업체 직원은 경찰에 "제4하역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쇠파이프로 쇠를 때리는 것처럼 '딱딱딱' 소리가 나더니 제1하역장 쪽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사상자 8명은 모두 배송·시설관리·청소 등을 맡은 하청·협력업체 노동자였다. 개장을 약 3시간 앞둔 이른 시각이어서 고객들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아울렛과 지하주차장으로 연결된 호텔의 투숙객 100명과 직원 10명도 대피해 화를 면했다.
대전시소방본부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49대와 소방관 등 인력 357명을 투입했다. 오후 1시10분쯤 큰불을 잡았으며, 오후 3시쯤 진화를 마쳤다.
소방당국은 오후 4시까지 여자탈의실과 주차장, 하역장 등에서 실종자 8명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7명이 숨졌고, 시설관리업체 직원 박씨는 중상을 입었다. 마지막으로 발견된 사망자 3명은 화물승강기 옆에 나란히 쓰러져 있었다.
박씨는 다른 직원들의 대피를 돕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 당시 의식을 잃은 상태였던 그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에서는 화물차 배기열이 발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역장에 시동을 켠 채 정차해 있던 1t 화물차의 고온 배기가스 등이 차량 아래 쌓인 폐박스와 폐지에 열을 전달하면서 불이 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소방설비 로그기록을 분석해 발화 지점 주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특히 화재를 감지하면 스프링클러와 경보장치 등을 자동으로 가동하는 화재수신기는 '상시 연동 정지' 상태였다. 비상문 자동 개폐장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시설이 제때 작동하지 않으면서 유독가스가 포함된 연기는 약 10분6초 만에 지하 1층 전체로 퍼졌다.
검찰은 소방시설 미작동으로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판단, 2023년 6월1일 대전점장 등 관계자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현대백화점과 소방시설 관리업체 법인 2곳도 주차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관계자들에게는 하역장의 가연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소방시설을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은 책임 등을 물었다. 주차장 일부를 물류 창고로 무단 사용한 혐의도 적용됐다. 일부 관계자는 안전보건 관련 도급사 협의체를 운영하거나 합동점검을 하지 않았으면서 이를 이행한 것처럼 회의록을 꾸민 혐의도 받았다.
아울렛은 같은 달 12일 영업을 재개했다. 화재 이후 약 9개월 만이었다. 당시 불이 났던 지하주차장은 폐쇄한 상태였다.
2024년 3월19일 열린 첫 공판부터 원청과 하청업체는 화재 확산의 책임을 놓고 맞섰다. 현대아울렛 측은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했다면 초기 진압과 대피 시간 확보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방시설 관리업체 측은 천장 우레탄폼이 타면서 불이 급격히 번져 스프링클러만으로는 초기 진압이 어려웠다고 반박했다. 화재수신기를 상시 연동 정지 상태로 바꾼 것도 현대아울렛 측의 지시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아울렛 측은 연동 정지 사실 자체를 몰랐고 이를 지시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검찰은 대전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소방시설 관리업체 소장과 소방팀장에게는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현대백화점과 소방시설 관리업체 법인에는 각각 벌금 1억원을 구형했다.
이와 별도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은 김형종 전 현대백화점 사장은 2024년 8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원청이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