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온 인턴, 67살이래"...머리 하얗게 센 신입사원, 현실 되려면

"새로 온 인턴, 67살이래"...머리 하얗게 센 신입사원, 현실 되려면

정진우 기자, 이병권 기자
2026.09.26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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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정년 밖 '시니어' 일터②정부의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제도와 해외 사례

[편집자주]  2024년 12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정년연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의제다. 논의는 정년까지 다닐 수 있는 사람이 전제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정년연장 대상인 중소기업 근로자 148만명 중 62만8000명(42%)이 정년제 밖에 있다. 영화 '인턴' 최민식 배우처럼 시니어 재고용 기회는 없는걸까? 정년연장의 현실을 짚고, 국내 기업 사례와 일본·독일 등 고령화 국가의 해법, 여야·노사가 맞선 정치권 논의 상황을 통해 바람직한 정년연장의 방향을 모색한다.
평균 퇴직연령과 희망 근로연령의 차이/그래픽=윤선정
평균 퇴직연령과 희망 근로연령의 차이/그래픽=윤선정

# 1959년생 김기호씨. 67세인 그는 최근 실버 인턴 자격으로 한 패션회사에 취업했다. 37년간 출판사를 다니다 퇴직 후 새 회사에 재고용됐는데 낯선 디지털 업무 환경과 자유분방한 문화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특유의 성실함과 인간미 넘치는 소통으로 이 회사에 없어선 안될 '인재'가 됐다.

최근 개봉한 영화 '인턴' 얘기다. 배우 최민식이 김씨 역할을 맡은 영화 속에선 60세 이상 장년들의 퇴직 이후의 재고용이 이상적으로 그려졌다. 지난해 국가데이터처 조사 결과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주된 일자리에서의 평균 퇴직 연령은 52.9세인데, 우리 국민들은 73.4세까지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현재 국회 등에서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늘리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 속 김 씨 사례처럼 '퇴직 후 재고용'이 정년 연장과 맞물려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정부에서도 현재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을 활용해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장려하고 있다. 이 제도는 근로자가 정년 이후에도 주된 일자리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사업주를 지원하는 것으로 근로자 1인당 분기 90만원씩(비수도권 120만원) 3년간 지원하는 게 골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해철 의원이 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지원 사업장은 2022년 3028개에서 지난해 2271개로 757개(25%) 줄었다. 지원 인원은 2022년 7994명에서 지난해 7698명으로 296명(3.7%) 줄었고, 지급액도 226억3000만원에서 204억9000만원으로 9.5% 감소했다.

문제는 정년제를 운영하는 중소·중견기업만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등 사업장 형편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실제 이 제도를 운영하는 회사 중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2년 2400개에서 지난해 1613곳으로 32.8% 줄었다. 지원 인원도 4290명에서 3192명으로 3년 새 25.6%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50인 이상 사업장은 628개에서 658개로 늘었다. 지원 인원도 3704명에서 4506명으로 21.7% 증가했다.

박 의원은 "이 제도가 실질적인 정년 연장의 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규모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차등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국 정년·재고용 제도 비교/그래픽=이지혜
해외 주요국 정년·재고용 제도 비교/그래픽=이지혜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문제를 겪은 나라들은 어떨까. 가장 가까운 비교 대상은 일본이다. 일본은 65세 미만 정년을 둔 기업이 △정년연장 △정년제 폐지 △계속고용제도 도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65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고용확보조치를 시행 중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근로자 21명 이상 기업의 99.9%가 65세 고용확보조치를 시행했다. 계속고용제도가 65.1%로 가장 많았고 정년연장 31.0%, 정년제 폐지 3.9% 순이었다. 인구 감소로 숙련인력 확보가 중요해진 기업의 니즈와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하는 걸 선호하는 일본 특유의 노동 관행이 맞물리면서 계속고용제도가 안착할 수 있었다. '계속고용제도'는 기존 정년을 유지한 채 근무기간을 늘리는 '근무연장'과 정년퇴직 후 새 계약을 맺는 '재고용'을 포괄한다.

일본에선 정년을 넘긴 뒤에도 일하는 고령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취업자는 943만명으로 22년 연속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65~69세 취업률은 54.5%로 절반을 넘었고 70~74세도 36.2%가 일하고 있다. 65세 이상 전체로 넓혀도 4명 중 1명은 취업자 신분이다.

미국과 영국은 정년을 두지 않는다. 미국은 직원 20명 이상 사업장에서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40세 이상 근로자를 나이 때문에 해고하거나 채용·임금 등에서 차별할 수 없도록 했다. 영국도 2011년 65세였던 기본정년을 폐지했다. 독일은 1964년 이후 출생자의 연금 수급연령을 67세로 높이면서 연금을 받으며 계속 일하거나 수령 시기를 늦출 수 있도록 했다. 연금 수령을 미루면 한 달마다 연금액이 0.5% 늘어난다.

싱가포르는 기업에 재고용 책임을 지우는 대신 정부가 비용을 지원한다. 올해 7월 법정 최저 정년을 64세로, 재고용 연령을 69세로 높였다. 일정 요건을 갖춘 근로자에게는 최소 1년 단위의 재고용 계약을 제안해야 한다. 일자리를 마련하지 못하면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다른 기업으로 재고용 의무를 넘기거나 원칙적으로 월급 3.5개월분의 재취업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 정부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60세 이상 싱가포르 국적 근로자를 고용한 기업에 임금 일부를 지원한다.

박종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기업이 직면한 일터의 과제를 노사뿐만 아니라 원청과 협력사, 지역이 함께 머리를 맞댈 때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사회적 대화를 기반으로 기업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터혁신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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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입니다.

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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