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 학대로 숨진 아동학대 피해자 '정인이'의 얼굴을 공개했던 이동원 PD가 정인 양의 6주기를 추모했다.
이동원 PD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살아있었다면 초등학생이 됐을 것"이라며 정인 양의 묘소 사진을 올렸다.
이 PD는 "아침 출근길에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종알거리며 학교에 가는 작고 귀여운 아이들을 보곤 한다. 그때마다 그 아이가 생각나더라"며 "아이도 살아있었다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은 아이의 6번째 기일"이라며 "기일을 챙기지 못할 것 같아 얼마 전 이른 아침, 잠시 틈을 내어 묘지에 다녀왔다. 아이 이름으로 심은 나무가 어느새 훌쩍 자라 있더라. 반가우면서도 참 많이 슬펐다"고 했다.
이 PD는 "사람은 심장이 멈추는 순간이 아니라 기억해주던 이들에게 잊혀졌을 때 비로소 세상에서 사라지는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아이에겐 기억해 줄 가족이 없다"며 "아이가 이 세상에 잠시 살았다는 게 오래오래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해도 이 글을 남긴다. 잠시 시간을 내어 아이를 위해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이 PD의 게시글에는 "이모 아이들도 너처럼 이제 8살이 됐어. 이 땅에서 잘 살아갈 수 있게 이모가 잘 키워볼게. 정인이도 하늘에서 그만큼 더 행복하게 지내줘", "비록 상상일지라도 기억 속에서나마 중학교, 고등학교 이후까지 오래 남길 괜히 바라봅니다", "어른들이 못 챙겨서 미안해. 그곳에선 아프지말고 마음껏 신나게 뛰어놀고 다음엔 좋은 곳에서 엄마, 아빠랑 꼭 행복하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정인 양은 양부모의 학대 끝에 생후 16개월이던 2020년 10월 13일 숨졌다. 같은 해 2월 입양된 지 8개월 만이었다.
이 PD가 맡았던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2021년 1월 '정인이는 왜 죽었나. 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할 길' 등의 회차를 통해 정인 양의 얼굴을 공개했다. 당시 제작진은 "학대 흔적이 유독 얼굴에 집중돼 있고, 아이의 표정에 그늘이 져가는 걸 말로만 전달할 수 없었다"고 얼굴 공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정인 양의 얼굴 공개는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이라며 이 PD를 고발했다.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르면 언론은 아동학대 피해 아동의 인적 사항이나 사진 등을 보도할 수 없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부지검은 이 PD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란 혐의가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을 말한다.
이에 불복한 이 PD는 헌법소원을 청구했고, 헌법재판소는 방송에서 정인 양의 얼굴을 공개한 것이 법 위반이라면서도 프로그램 목적이 아동학대 피해 재발 방지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이었다는 점, 정인 양 얼굴 공개가 선정적인 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한편 대법원은 2022년 4월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양엄마에게 징역 35년을, 아내의 학대를 방치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양아빠에게는 징역 5년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