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면 초등학생"…정인이 얼굴 공개한 '그알' PD, 6주기 추모

윤혜주 기자
2026.10.14 08:48
고(故) 정인 양의 얼굴을 방송에 공개했던 이동원 전 SBS PD가 정인 양의 6주기를 추모했다/사진=이동원 PD SNS 갈무리

양부모 학대로 숨진 아동학대 피해자 '정인이'의 얼굴을 공개했던 이동원 PD가 정인 양의 6주기를 추모했다.

이동원 PD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살아있었다면 초등학생이 됐을 것"이라며 정인 양의 묘소 사진을 올렸다.

이 PD는 "아침 출근길에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종알거리며 학교에 가는 작고 귀여운 아이들을 보곤 한다. 그때마다 그 아이가 생각나더라"며 "아이도 살아있었다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은 아이의 6번째 기일"이라며 "기일을 챙기지 못할 것 같아 얼마 전 이른 아침, 잠시 틈을 내어 묘지에 다녀왔다. 아이 이름으로 심은 나무가 어느새 훌쩍 자라 있더라. 반가우면서도 참 많이 슬펐다"고 했다.

이 PD는 "사람은 심장이 멈추는 순간이 아니라 기억해주던 이들에게 잊혀졌을 때 비로소 세상에서 사라지는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아이에겐 기억해 줄 가족이 없다"며 "아이가 이 세상에 잠시 살았다는 게 오래오래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해도 이 글을 남긴다. 잠시 시간을 내어 아이를 위해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이 PD의 게시글에는 "이모 아이들도 너처럼 이제 8살이 됐어. 이 땅에서 잘 살아갈 수 있게 이모가 잘 키워볼게. 정인이도 하늘에서 그만큼 더 행복하게 지내줘", "비록 상상일지라도 기억 속에서나마 중학교, 고등학교 이후까지 오래 남길 괜히 바라봅니다", "어른들이 못 챙겨서 미안해. 그곳에선 아프지말고 마음껏 신나게 뛰어놀고 다음엔 좋은 곳에서 엄마, 아빠랑 꼭 행복하자" 등의 댓글이 달렸다.

고(故) 정인 양의 얼굴을 방송에 공개했던 이동원 전 SBS PD가 정인 양의 6주기를 추모했다/사진=이동원 PD SNS 갈무리

정인 양은 양부모의 학대 끝에 생후 16개월이던 2020년 10월 13일 숨졌다. 같은 해 2월 입양된 지 8개월 만이었다.

이 PD가 맡았던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2021년 1월 '정인이는 왜 죽었나. 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할 길' 등의 회차를 통해 정인 양의 얼굴을 공개했다. 당시 제작진은 "학대 흔적이 유독 얼굴에 집중돼 있고, 아이의 표정에 그늘이 져가는 걸 말로만 전달할 수 없었다"고 얼굴 공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정인 양의 얼굴 공개는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이라며 이 PD를 고발했다.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르면 언론은 아동학대 피해 아동의 인적 사항이나 사진 등을 보도할 수 없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부지검은 이 PD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란 혐의가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을 말한다.

이에 불복한 이 PD는 헌법소원을 청구했고, 헌법재판소는 방송에서 정인 양의 얼굴을 공개한 것이 법 위반이라면서도 프로그램 목적이 아동학대 피해 재발 방지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이었다는 점, 정인 양 얼굴 공개가 선정적인 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한편 대법원은 2022년 4월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양엄마에게 징역 35년을, 아내의 학대를 방치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양아빠에게는 징역 5년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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