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은행에 여야 모두 지적...빌릴땐 절반만, 팔땐 최대 27개월 대기?

우경희 기자, 세종=이수현 기자
2026.10.14 15:44

[the300][2026 국정감사](종합)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촌진흥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6.10.14.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정부 농지 전수조사의 충격 완화 대안으로 떠오르는 농지은행이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14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농어촌공사 등 대상 국감에서 주철현 민주당 의원은 "관련 자료를 보니 농지은행에 임대를 신청한 면적 대비 청년농들은 50.5%, 40대 이상 농업인들은 42.3%밖에 지원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공임대용 농지 매입 과정에선 불균형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농지은행 (매각 신청) 줄이 너무 길다"며 "농지은행에 총 5345ha가 접수됐는데, 매입된 게 2000ha 정도고, 13개월치인 3300ha 정도는 여전히 대기 중"이라고 했다. 이어 "충북으로 가면 더 황당한데 무려 27개월치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이어 "농지은행 대기물량 중 충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인데 예산 비중은 5.8%밖에 안 된다"며 "대기물량 비중은 8.2%인데, 예산 비중은 15.1%인 전남과 대조된다"고 했다. 이어 "농지은행이 예산 배분에 실패했다는 증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농지 임대수탁 자체가 농지 투기 규제 회피를 위한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전체 농지의 27%를 위법 의심 농지로 분류했는데, 그럼 농지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13만5000ha 중 27%도 의심 농지일 수 있으니 잘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7월 말까지 진행한 농지 기본조사 결과, 전체의 284만 필지가 불법 임대차나 무단 휴경 등 농지법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됐다. 조사 대상의 약 27% 수준이다.

정부 농지 전수조사로 인한 농지 가격 하락으로 농지은행을 통한 농지 국유화가 가속화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주철현 의원은 "농지은행이 공공임대용 농지 비축량 확대 목표를 올해 1만9000ha로 제시했는데, 9월 현재 이미 2만5700ha를 확보했더라"며 "각 지방의 농지 가격이 많이 하락하면서 같은 예산으로도 많은 농지를 매입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역시 "농가 대출이 꽉 막히고 빚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땅값은 전수조사로 인해 15만원 짜리가 5만~6만원이 되는 판"이라며 "땅값이 싸지면 농지은행을 통해 사들이고 땅은 국유화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획부동산에 속아 농지를 매입한 피해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기획부동산이 잘못이냐, 속아 매수를 한 국민이 잘못이냐"며 "투기자를 잡겠다고 발표할 게 아니라 거짓말을 하고 허위 매각하는 기획부동산을 잡으라"고 했다.

김인중 농어촌공사 사장은 "현장 농업인들의 다양한 불만과 개선 요구가 있다"며 "나름대로 제도를 고치고 있고 앞으로도 체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선 이 외에도 다양한 농정 현안이 제기됐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계란 품귀 사태 발생 당시 브라질산 계란을 개당 1464원에 수입해 국내에는 약 10분의 1인 143원에 유통한 것을 두고 "사전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수입을 무리하게 추진해 예산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은 농림위성 개발 관련 사업에 1160억원을 투입했지만 현재 분석 대상은 벼·배추에 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담당 센터 인력 14명 중 데이터 분석 연구인력도 7명에 불과하다"며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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