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 유출' 혐의 안승호 전 삼성전자 부사장, 2심도 징역 3년·법정구속

이혜수 기자
2026.10.27 11:32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삼성전자 내부 기밀 자료를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승호 전 삼성전자 IP센터장(부사장)이 2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27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외국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전 부사장에게 1심과 동일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보석이 인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안 전 부사장은 이날 법정에서 다시 구속됐다.

재판부는 안 전 부사장에 대한 형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원심 과정에서 형이 충분히 고려됐다"며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을 변경할 만한 조건이 되는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안 전 부사장 등이 유출한 삼성전자의 테키야 현안 보고서 등이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테키야 현안보고서에 삼성전자의 특허 관련성 및 유효성 평가, 대응 전략 등이 기재됐다"고 했다. 이 밖에 테키야 현안 보고서 등이 △삼성전자를 통하지 않고 입수할 수 없는 점 △정보의 비공지성이 인정되는 점 △테키야로선 이 같은 정보를 통해 협상에서 유리한 지위를 점할 수 있어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가 인정되는 점이 고려됐다.

이어 "삼성전자의 내부 분석 결과나 협상 전략 등을 내부 직원으로 취득하고 이를 소송 관련 해외 기업들에 전달한 행위를 특허권자로서 정당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삼성디스플레이 출원그룹장 이모씨에겐 징역 4년이 선고됐다. 1심 징역 3년보다 가중된 형이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약 5억32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의 추징도 명했다. 자료 유출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IP센터 전 직원 이모씨에겐 1심 징역 2년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두명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단해 형을 늘렸다. 재판부는 "자신이 속한 회사의 영업비밀을 유출해 회사의 손해를 야기하고 사익을 취하는 배신적 행위에 대해 사회적 경종이 필요하다"며 "궤변에 가까운 변명을 하며 범행을 전면 부인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IP전략팀장을 지낸 김모씨는 피해를 입은 회사에 5억원의 합의금을 지급하는 등 피해를 변제했다고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삼성전자 사내 특허 변호사 출신 조모씨에 대한 항소는 기각됐다. 전 삼성직원 박모씨는 유출한 내용이 영업비밀로 취급되고 있단 점이 증명되지 않아 1심과 동일하게 무죄를 유지했다.

안 전 부사장은 2019년 삼성전자 IP센터장 퇴직 후 특허관리기업 '시너지IP'를 설립했다. 이후 전 삼성전자 IP센터 직원 이모씨로부터 내부 기밀자료인 특허 분석 정보를 건네받았고 이를 시너지IP와 삼성전자 간의 특허침해 소송에 활용한 혐의를 받는다.

안 전 부사장이 제기한 특허소송에서 미국 텍사스 동부지법은 안 전 부사장이 부당하게 자료를 빼돌려 소송에 이용했단 점을 지적하며 기각했다. 안 전 부사장은 음향기기 업체 '테키야'와 함께 삼성전자가 오디오 녹음장치 특허 등을 무단으로 이용했다며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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