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이 서울 강서구에서 동거하던 여자친구를 둔기 등으로 폭행해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공소청은 28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이정희) 심리로 열린 20대 남성 전모씨의 살인 혐의 결심공판에서 전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전씨는 지난 6월20일 서울 강서구의 한 주택에서 동거하던 20대 여자친구 A씨를 둔기 등으로 수백회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청은 "피고인은 약 4~5년간 연인 관계로 동거 중인 피해자를 주거지에서 3시간 넘게 둔기 등으로 500회 이상 일방적으로 폭행하는 등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살려달라는 (피해자의) 말을 들었음에도 '엎드려 내가 죽여버린다니까'라고 말한 사실도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의 생명은 존재의 근본 조건이고 우리 법체계의 최고 가치"라며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에 합당하고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씨 측은 혐의를 인정하며 선처를 구했다. 전씨 변호인은 "이 사건의 모든 비극과 책임은 오롯이 피고인 본인에게 있다"며 "다만 재판부가 범행을 어떻게 인정하고 범행 후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등도 함께 살펴봐 달라"고 했다. 전씨는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유족 측 의견 청취도 이뤄졌다. 법정에 출석한 A씨 어머니는 울음과 함께 "제 딸은 죽어가면서도 큰 소리 한 번 지르거나 울지도 못한 채 살려달라고 애원했다"며 법정 최고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피고인은 제 딸을 사랑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말 사랑한다면 그렇게 때려죽일 수 있는 것이냐"며 "딸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밤마다 가슴을 움켜쥐고, 너무나 원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현 공소청)은 지난 7월 전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전씨는 A씨를 주먹과 발로 때렸으며 둔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또 이전에도 A씨를 반복해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씨는 범행 직후 119에 "빨리 와주세요. 여자 친구가 숨을 안 쉬어요"라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은 전씨를 현행범으로 체포 후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서울남부지법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최근 한 언론 보도를 통해 전씨의 범행 영상이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이 확산했다. 당시 영상에는 전씨가 A씨를 3시간 넘게 514차례 폭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이후 갈비뼈 21개가 골절됐고, 주요 장기는 파열된 상태로 파악됐다.
전씨가 A씨를 평소 통제한 정황도 발견됐다. 당시 전씨는 '뚜리국'이라는 가상의 국가를 만들면서 각종 규칙 등을 세우는 이른바 '국프(국가 프로젝트)' 작업을 진행했다. 관련 의사소통 지침에는 "거짓을 선택하는 순간 너는 그 어떤 인간적인 대우도 불가하다", "처벌이 시작되면 그 어떠한 소명과 해명도 불가능하다"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다음 달 18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