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정신장애가 있는 친동생을 귀신을 쫓는다며 상습 폭행하다 숨지게 한 70대 남성과 범행에 가담한 사실혼 배우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김지현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72)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의 사실혼 배우자 B씨(58)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두 사람에게 각각 5년간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강원 원주시 반곡관설동 자택에서 중증 정신장애가 있는 친동생 C씨(당시 54세)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C씨가 숨지기 이틀 전 약 20분간 동생의 배를 걷어찼다. B씨는 C씨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붙잡는 등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폭행당한 C씨는 이튿날 밤까지 심한 복통을 호소하고 구토를 반복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했다. 결국 급성 복막염으로 숨졌다.
A씨는 2024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체벌로 귀신을 다스린다'는 이유로 동생을 상습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이 과정에서 C씨의 귓바퀴가 찢어지는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5월 A씨만 학대치사 혐의로 공소청에 송치했다. 이후 공소청은 휴대전화와 이동식 저장장치(USB)의 디지털 증거 분석 결과, 부검 결과, 의료기록 등을 추가로 확보해 A씨와 B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재판 과정에서 두 사람은 살인의 고의를 부인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가격한 것이 아니라 배를 미는 정도였고, 과실로 인한 치사 수준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또 "A씨와 B씨가 친자식을 돌보는 것처럼 C씨를 대했다"며 "C씨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두 사람인 만큼 세심하게 살펴 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병원마다 동생을 내보내 사정이 되지 않는데도 데리고 살았다"며 "하나님이 시키는 대로 했는데, 하나님이 장애인 학대를 시킨 것이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과거 폭행 때처럼 피해자가 회복할 것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살인 혐의는 무죄로 보고 상해치사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상해의 고의가 있었다. 신앙을 이유로 때린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중증장애인을 보호할 지위에 있었는데도 때리는 등 가혹하게 대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