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AI, 지식재산 제도 근간에 새로운 물음 던져"

오석진 기자
입력 2026.11.04 10:33 수정 2026.11.04 10:33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등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AI(생성형 인공지능)는 지식재산 제도의 근간에 새로운 물음을 던지고 있다. 지식재산 분쟁은 이미 국경을 넘어섰으며 해결의 무대 또한 법정 안팎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4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앰버서더 호텔에서 열린 2026 특허법원·지식재산처 국제콘퍼런스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올해 처음으로 사법과 행정이 손을 맞잡고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하게 된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라며 "지식재산의 정당한 보호는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정책과 분쟁을 공정하게 해결하는 재판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협력할 때 더욱 튼튼해진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기술이 던지는 질문에 어느 한 나라나 한 기관이 홀로 답하기는 어렵다"며 "이틀간 이어질 활발한 토론과 교류가 혁신을 보호하면서도 공정한 경쟁을 지켜 나갈 슬기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숙연 대법관도 기조연설을 통해 "수년 전만 해도 AI는 인간 창작과 발명의 보조도구에 머물렀다"며 "이젠 특허 명세서를 작성하는 등 AI가 독창적 작품을 만든다. AI는 전통적 법리에 거대한 도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법관은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법적으로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권리의 주체는 누구인지에 대한 논의는 더 이상 학술적 과제가 아니라 실무적 과제가 됐다"며 "현행법에 따른 저작권 침해 여부 판단은 중요하다. 그러나 변혁적 시대를 맞아 제도의 새로운 틀을 논의할 때가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법관은 "지식 재산법은 인쇄기·사진·축음기·컴퓨터 그리고 인터넷을 만났고 그때마다 한동안의 불확실성을 거쳐 새로운 균형을 찾았다"며 "이는 오랜 시간과 여러 관할에 걸쳐 서로의 성과와 경험에서 배우며 길을 찾아온 숙고와 인내의 과정을 거친 결실이었다. 우리는 다시 한번 그러한 지점에 서 있다"고도 말했다.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특허법원과 지식재산처가 함께 개최했다. 특허법원은 2015년부터 매년 국제 특허법원 콘퍼런스를 개최해 왔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IP(지식재산) 분쟁을 둘러싼 국제적 이슈가 다뤄진다. 표준 필수특허와 FRAND(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이용 허락 조건), 인공지능과 저작권, 중재·조정 세션이 각각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조 대법원장과 이 대법관 외에도 한규현 특허법원장과 정연우 지식재산처 차장, 계승균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다렌 탕(Daren Tang)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5대 사무총장도 영상으로 축하의 뜻을 밝혔다. 그밖에 미국·중국·일본·독일·영국·싱가포르 등의 각국 법관과 전문가들도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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