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토트넘 홋스퍼에서 손흥민(34)과 해리 케인(33)의 후계자로 불렸던 트로이 패럿(AZ 알크마르)이 네덜란드 무대에서 재능을 만개하며 득점왕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득점 랭킹 선두는 18골을 몰아친 일본 국가대표 공격수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다. 이 뒤를 5골 차로 바짝 쫓으며 득점 2위(13골)에 올라 있는 선수가 바로 아일랜드 국가대표 공격수 패럿이다.
패럿은 토트넘 유스 출신으로, 한때 구단 내에서 케인의 장기적인 후계자로 큰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였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지난 2020년부터 잉글랜드 하부 리그인 밀월, 입스위치 타운, MK 돈스, 프레스턴 등으로 연이어 임대를 떠났으나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고, 결국 토트넘 1군 구상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그의 축구 인생이 반전을 맞이한 것은 2023~2024시즌 네덜란드 엑셀시오르로 향하면서부터다. 에레디비시 무대에서 단숨에 10골을 터뜨리며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이듬해 현 소속팀인 강호 AZ 알크마르로 완전 이적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14골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시즌에는 벌써 13골을 꽂아 넣으며 자신의 커리어 하이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거듭된 임대 실패 속에서 패럿은 스스로 멘탈을 다잡았다. 네덜란드 매체 '푸트발 인터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임대를 갈 때마다 '최소 20골은 넣고 토트넘으로 돌아가겠다'고 맹세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그때 심리적인 접근 방식을 바꿔야겠다고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당시에는 골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1년 365일, 자나 깨나 득점만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골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축구 선수로서 전체적인 기량을 발전시켜야만 했다. 득점에 관여할 수 있는 위치 선정에 집중했고, 헌신적으로 뛰며 기회가 올 때까지 인내하는 법을 배웠다. 그런 부분을 갈고닦은 것이 득점력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무대에서 갈고닦은 득점 감각은 국제 무대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패럿은 지난해 11월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서 아일랜드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포르투갈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데 이어, 헝가리전에서는 해트트릭을 폭발시키며 조국을 플레이오프 진출로 이끌었다.
실패를 자양분 삼아 한 단계 진화한 패럿이 지금의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 우에다를 끌어내리고 에레디비시 득점왕 타이틀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