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키며 4강에 진출한 이탈리아 대표팀의 사령탑인 프란시스코 서벨리(40) 감독이 결전지인 마이애미에서 각오를 밝혔다. 과거 피츠버그 파이리츠 시절 강정호(39)의 절친한 동료로 국내 야구 팬들에게 친숙한 서벨리가 이제는 감독으로서 이탈리아 야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서벨리 감독은 16일(한국시간) 베네수엘라와 앞두고 줌으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17일 선발 투수로 우완 마이클 로렌젠(33·콜로라도 로키스)을 공식 예고했다. 서벨리 감독은 로렌젠에 대해 "오랫동안 지켜봐 온 선수로 터프한 환경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탁월하다. 강호 베네수엘라를 상대하기에 가장 완벽한 투수"는 말로 강한 신뢰를 보냈다.
국내 야구 팬들에게 서벨리는 2015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피츠버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안방마님'으로 기억된다. 특히 2016시즌 당시 주전 포수였던 서벨리는 내야의 핵심인 강정호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강정호가 홈런을 치고 들어올 때마다 덕아웃에서 누구보다 뜨겁게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던 서벨리의 모습은 지금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런 서벨리 감독이 2021시즌을 앞두고 현역 은퇴를 했고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2009년 WBC와 2017 WBC를 선수로 뛰었던 그는 2026 WBC에서 지휘봉을 잡고 감독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다. 2013년 대회와 2023년 대회에서 8강에 올랐지만 이번 대회에서 이탈리아 야구 최초로 4강에 오르며 신화를 썼다.
이날도 서벨리 감독은 이탈리아 현지에 불고 있는 전례 없는 야구 열풍을 전하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세리에 A의 명문 유벤투스의 열혈 팬이라고 밝힌 서벨리 감독은 "이탈리아 스포츠 면은 보통 5~6페이지가 온통 축구 이야기뿐이지만, 전날(15일) 열린 우리와 푸에르토리코 경기가 국영 TV를 통해 생중계되며 대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를 잘 모르는 남부 지역의 가족들까지 모여 중계를 시청하고 사진을 보내온다. 축구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야구가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력 보강을 위한 로스터 변화도 공개했다. 서벨리 감독은 1라운드에서 부상을 당한 내야수 마일스 마스트로부오니(시애틀 매리너스)와 투수 딜런 데 루시아(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마이너)를 대신해 내야수 브라이언 로키오(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투수 조 재크스(뉴욕 메츠)를 전격 합류시켰다고 밝혔다.
2009년과 2017년 대회에 포수로 출전했던 서벨리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마주한 2026년 대회에서 이탈리아 야구의 성장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2009년에도 훌륭했지만, 지금은 경기장이 매진되고 미디어 노출이 엄청나다"며 "메이저리그급 조직력을 갖춘 이 대회에 더 많은 선수가 참여하고 싶어 한다"고 평가했다.
피츠버그 시절 강정호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안방을 지키던 '파이팅 넘치는 포수' 서벨리. 이제는 이탈리아 야구의 수장이 되어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내기 위한 마지막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