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투수로 활약했던 LG 트윈스 추세현(20)이 타자에 전념한 첫해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다.
추세현은 경기상고 졸업 후 2025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20번으로 LG에 지명된 우투우타 내야수다. 경기상고 시절 최고 시속 153㎞ 강속구를 던지면서도 타석에서는 강한 어깨와 펀치력으로 팀을 결승까지 이끌고 했다.
첫해 시작은 투수였다. 지명 당시만 해도 LG 마운드에 육성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고교 때부터 시속 150㎞ 이상을 던지는 어깨를 포기할 수 없었다. 같은 자리에 구본혁(29), 문보경(26), 이영빈(24) 등 키울 자원이 많은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투수가 옷에 맞지 않았다. 오히려 빌드업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고 선수 본인도 타격에 욕심이 있었다. 결국 지난해 여름부터 조금씩 타자로서 다시 몸을 만들기 시작했고 올해는 아예 전환을 선언했다.
야수 유망주는 1군 수준에 어울리는 수비와 타격 모두 갖춰야 하기에 육성에 시간이 걸린다. 그런 단점에도 LG가 강속구를 포기하고 육성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최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모창민(41) LG 1군 타격코치는 "확실히 타격에도 재능이 있다. 멀리 칠 수 있는 파워가 있는데 부드럽고 유연성도 있다. 무엇보다 습득 능력이 말도 안 되게 좋다"고 감탄했다.
앳된 외모에도 맹렬하게 휘두르는 아기맹수의 방망이에 LG를 우승으로 이끈 그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모창민 코치는 "치는 것만 보면 어릴 때 (오)지환이보다 더 멀리 친다. 물론 지금 당장은 투수와 싸우는 능력이나 변화구 대처 등 약점이 많다. 이제 막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1군에서 바로 기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재능 자체는 분명히 거포 내야수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재능의 편린을 일부 엿볼 수 있던 16일 수원 KT 위즈전이었다. 이날 8번 타자 및 3루수로 시범경기 첫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추세현은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하이라이트는 LG가 3-2로 앞선 6회초였다. 추세현은 구본혁이 좌익선상 2루타로 나간 무사 2루에서 이상동의 몸쪽 높게 들어오는 시속 131㎞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겼다. 맞자마자 넘어간 걸 직감할 수 있는 비거리 110m 홈런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추세현은 야수 전향 결정에 대한 물음에 "후회한 적 없다. 바꾸고 나서 이제 내가 뭘 해야 할지 확실히 알고 가게 됐다. 캠프에서도 많이 배웠고 시범경기 때도 경기를 뛰면서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시범경기 첫 선발 라인업에도 "너무 설렜다"고 기뻐한 어린 유망주에 LG 구성원은 진심이다. 일단 사령탑부터 긴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추세현은 내년을 보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시즌 중간에도 좋으면 1군에 한 번씩 올려볼 생각이다. 2~3년 후에는 유격수나 3루수도 시켜볼 것이다. A급 잠재력을 가진 건 분명하니까 우리도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