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아픈 손가락인 황준서(21)가 완전히 달라진 투구로 시즌을 열었다. 아쉬운 건 결과였다. 5회 주자를 남겨두고 내려온 뒤 다음 투수가 홈런을 맞은 게 뼈아팠다.
황준서는 5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3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오웬 화이트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지난 5일 콜업돼 시즌 첫 등판 경기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남겼다.
2024년 1라운드 1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은 황준서는 첫 두 시즌 아위움을 나타냈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59경기에서 4승 16패 1홀드, 평균자책점(ERA) 5.34를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시범경기에서 선발과 구원으로 나서며 5경기에서 4⅔이닝 3실점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진 못했으나 이후 2군에서 시즌을 시작 후 2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1군 콜업을 받았다.
화이트 부상 이후 서둘러 일시 대체 외국인 투수 잭 쿠싱을 데려왔지만 아직까진 등판 일정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이날 황준서가 등판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준서도 한번 오늘 보여줄 때가 되지 않았나 기대는 하고 있다"며 "잘 던지면 개수를 생각 안 하고 갈 때까지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1회가 위기였다. 황준서는 박준순과 정수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양의지에겐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안 좋을 때 황준서의 흐름이 그대로 재현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내 안정감을 되찾았다. 다즈 카메론에게 낮게 제구되는 직구를 뿌려 루킹 삼진, 안재석에겐 느린 커브를 뿌려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양석환은 유격수 땅볼 타구로 처리해 한 점도 내주지 않고 이닝을 마쳤다.
2회부터 흠 잡을 데 없는 투구를 펼쳤다. 박찬호에게 완벽히 타이밍을 빼앗는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황준서는 4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특히 4회엔 카메론, 안재석, 양석환을 상대로 KKK를 기록했다. 타이밍을 완벽히 빼앗는 낙차 큰 슬로우 커브와 날카롭게 제구되는 직구에 두산 타자들은 꼼짝 없이 당했다.
5회는 황준서는 물론이고 한화 벤치에서도 다시 한 번 돌아볼 만했다. 안타를 때려낸 박찬호가 2루를 훔쳤고 박지훈의 희생번트로 3루로 향했다. 이유찬에겐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한화 벤치가 움직였다. 투구수는 아직 80구도 넘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불펜을 가동키로 한 것. 김 감독은 경기 전 "어제부터 기다리고 있는 투수들도 있다. 이틀 연속 던졌던 선수 몇 명은 빼고 나머지는 모두 한 번 쓰고 인천으로 갈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기에 생각보다 빠른 시점에 불펜을 활용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실패가 됐다. 바뀐 투수 윤산흠은 1사 1,3루 볼카운트 1-1에서 높은 코스의 시속 145㎞ 직구를 뿌렸는데, 박준순의 방망이가 무섭게 돌았고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 스리런 홈런포가 됐다.
결국 남겨두고 내려온 주자 2명이 홈을 밟으며 황준서의 실점은 2로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