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은 꼭 토요일이어야 할까, 다른 선택지도 있다 [류선규의 비즈볼]

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
2026.04.06 09:55
프로야구 KBO리그는 현재 토요일 개막이 원칙처럼 자리 잡았지만, 과거에는 금요일 개막이나 식목일 개막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토요일 개막은 흥행에 유리하지만 개막 시리즈가 2연전에 그쳐 잔여경기 편성의 비효율성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기사는 금요일 개막 3연전이나 MLB처럼 금요일 단독 공식 개막전을 치르는 등 다양한 개막 방식 변화를 제안했다.
지난달 28일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2026 KBO리그 공식 개막전이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 /사진=김진경 대기자

올해 프로야구는 3월 28일 토요일에 개막했다. 이제 KBO리그 개막일은 하나의 원칙처럼 자리 잡았다. 바로 토요일이다. 지난해도 그랬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내년 역시 토요일 개막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금요일 개막도 있었다. 2000년대 들어서도 2002년, 2007년, 2016년, 2017년 등 네 차례 금요일에 시즌의 문을 열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요일보다 '날짜'가 기준이던 시절도 있었다. 바로 식목일이다. 2000년과 2001년에는 식목일이 공휴일이던 4월 5일에 맞춰 각각 수요일과 목요일에 개막했고, 2004년에는 식목일 전날인 4월 4일 일요일에 시즌이 시작됐다. 당시에는 식목일이 사실상 개막 기준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정규시즌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개막 일정은 점점 앞당겨졌다. 각 팀은 2001년 133경기, 2005년 126경기, 2009년 133경기, 2013년 128경기를 거쳐 2015년부터는 144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에 따라 개막 시점도 4월에서 3월로 이동했고, 토요일 개막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예외도 있었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5월 5일 어린이날까지 미뤄졌고, 화요일에 시즌이 시작됐다. 다만 무관중 경기였던 만큼 요일의 의미는 크지 않았다.

토요일 개막은 흥행 측면에서 분명 합리적인 선택이다. 주말 첫날을 활용할 수 있어 관중 유치와 중계 편성 모두에서 유리하다. 그러나 한 가지 단점이 존재한다. KBO리그 일정은 기본적으로 3연전 단위로 운영되는데, 토요일에 개막하면 개막 시리즈는 토·일 2연전에 그친다. 이 과정에서 빠진 한 경기는 시즌 중 잔여경기로 따로 편성된다.

문제는 이 잔여경기의 비효율성이다. 기존의 정규 일정 가운데 동일한 상대와 구장에서 우천 순연 경기가 발생하면 추후 경기를 편성할 때 연전으로 묶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단 한 경기를 위해 별도의 이동이 필요하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을 오가는 장거리 원정에서는 이동 부담과 일정 비효율이 크게 증가한다.

이 같은 이유로 과거에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개막 3연전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금요일이 평일이다 보니 관중을 가득 채우기 쉽지 않았고, 지상파 중계 역시 편성에 부담이 따랐다.

실제로 마지막 금요일 개막이었던 2017년에는 잠실 2만1121명(이하 수용 2만6000석), 문학 1만3649명(2만5000석), 대구 1만3505명(2만4000석), 고척 8013명(1만6000석), 마산 1만1000명(1만1000석)이 입장했다. 좌석 점유율은 잠실 약 81%, 문학 약 55%, 대구 약 56%, 고척 약 50% 수준으로, 마산만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지난 28일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2026 KBO리그 개막전이 열린 인천 SSG랜더스필드.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면서 평일 경기에서도 매진 사례가 크게 늘었다. 금요일 개막 역시 과거보다 흥행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지상파 중계 환경도 변화했다. 최근 수년간 평일 야간 경기 편성이 확대되면서, 개막전이라면 금요일이라도 지상파 중계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제로 올해 KBS는 4월 3일부터 매주 금요일 야간 경기를 중계하는 '불금야구'를 편성했다. 설령 금요일 개막전이 지상파에서 중계되지 않더라도 큰 문제는 아니다. 개막 3연전에 포함된 주말 경기를 통해 충분한 노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공식 개막전을 별도로 치른다. 올해는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3월 25일 수요일에 먼저 개막전을 치렀고, 다음 날인 26일 목요일에 11개 구장에서 본격적인 개막 시리즈가 시작됐다. 일본 프로야구(NPB)는 올해 3월 27일 금요일, 6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했다.

KBO리그 역시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 MLB처럼 금요일 '공식 개막전' 한 경기를 먼저 치르고, 나머지 네 경기를 주말에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 경우 한 경기로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해라면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잠실 경기를 금요일 '단독' 공식 개막전으로 치르는 것이다.

공식 개막전 카드로는 전년도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리벤지 매치로 편성하는 방안이 매력적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LG와 한화가 다시 개막전에서 격돌하는 그림이다. 상징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KBO 시상식이나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이벤트 방식으로 개막전 대진을 선정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또 다른 선택지는 NPB처럼 금요일 전 구장이 동시에 개막하는 방식이다. 현재의 흥행 흐름이라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카드다.

KBO리그는 MLB나 NPB와 달리 개막전을 주말 낮 경기로 치른다. 그러나 개막전은 모든 야구팬들에게 가장 큰 설렘의 순간이다. 낮 경기보다 야간 경기가 주는 기대감과 분위기는 훨씬 크다.

KBO리그의 인기는 지금 정점에 올라 있다. 이 흐름을 살려 개막전 운영에도 변화를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KBO와 구단들이 팬들에게 더 큰 설렘과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야 할 시점이다.

류선규 전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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