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27·강원도청)이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상세한 심경을 밝히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더불어 2026~2027 국가대표 선발전 불참을 선언하며 잠시 빙판을 떠나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황대헌은 6일 소속사 라이언앳을 통해 장문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번 입장문에서 황대헌은 그간 그를 둘러쌌던 '팀킬 논란'과 임효준(린샤오쥔)과 다툼 사건 등을 직접 언급했다.
황대헌은 먼저 2019년 임효준과의 사건에 대해 당시 상황이 단순한 장난이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성이 있는 앞에서 엉덩이가 다 노출되도록 바지를 벗기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이후 사과 대신 조롱 섞인 춤을 추는 모습에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화해가 무산된 결정적 계기에 대해서는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확인서를 내밀며 서명을 요구받았다. 내 잘못도 아닌 부분에 대해 반성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서명하지 않았다. 임효준 측의 사과가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자신이 여자 선수에게 장난친 부분을 함구하려다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까지 받게 된 과정에서 감정적 골이 깊어졌음을 시사하며 "당시 너무 어렸고 성숙하지 못해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한 후회가 남는다"고 전했다.
최근 불거진 박지원과 충돌 논란에 대해서도 고의성을 전면 부인했다. 황대헌은 "박지원 선수는 코스 마킹과 코스 활용 능력이 뛰어나고 선두에서 레이스를 주도하는 안정적인 스타일인 반면, 저는 스피드와 파워를 기반으로 순간적인 가속을 활용해 추월을 시도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라며 "단 한 번도 고의로 누군가를 방해하거나 해칠 생각으로 경기한 적은 없다"고 단언했다.
세계선수권 1500m 충돌 후에는 사과를 전했지만, 1000m 상황에 대해서는 "특별히 무리한 플레이가 아닌 경기 중에 충분히 일어나는 상황이었다. 제가 먼저 접촉한 것도 아니었고, 솔직히 판정에 대해 아쉬운 면도 있었기에 별도로 사과를 하지는 못했다"고 해명했다.
인터뷰 태도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 저는 말을 조리 있게 잘 하지 못하고 당황하면 표정이 얼굴에 다 드러나고 어쩔 줄 몰라 한다"며 "네덜란드 옌스 선수 관련 질문이 반복되자 당황하여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인터뷰 중 마이크를 굽힌 행동 역시 "마이크 소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다음 질문을 받겠다는 제 목소리가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 민망해 순간적으로 그렇게 행동하게 되었다"며 "이러한 논란 또한 제 부족함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으로 황대헌은 "이로 인해 저에 대한 비난이 멈출 것이라 기대하지 않지만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황대헌이라는 사람이 동료 선수들에게 악의를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은 절대 아니라는 점"이라며 "서른이 넘어서 맞이할 다음 올림픽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이러한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황대헌은 2026~2027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쉬어간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를 예고하며 진실을 밝히겠다던 황대헌은 끝내 침묵을 지킨 채 빙판을 잠시 떠나기로 했다.
다만 황대헌이 대표팀 활동을 쉬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뒤 치러진 2022~2023 선발전에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기권했고, 박지원(서울시청)을 향한 팀킬 논란을 빚은 뒤 치러진 2024~2025 선발전에서는 11위에 그치며 태극마크를 놓친 바 있다.
황대헌이 불참하는 가운데 이번 2026~2027 국가대표 선발전은 7일부터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진행된다. 세계선수권 2관왕 임종언(고양시청)과 김길리(성남시청)가 자동 승선했고 은퇴를 번복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로 한 최민정(성남시청) 등이 남은 태극마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