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경기였다. 다 잡은 경기를, 그것도 마무리 투수가 충격적인 '볼질'로 헌납했다. 무려 9명의 투수가 등판했지만 사사구를 내주지 않은 건 단 한 명뿐이었다. 이기려했다는 게 욕심처럼 느껴지는 경기였다.
한화 이글스는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사사구 18개를 허용하며 5-6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적시타가 하나도 안 나온 경기였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5점, 폭투로 1점을 내주고 허무하게 졌다. 4연패와 함께 7위로 내려앉은 것보다 훨씬 더 큰 후유증이 예상되는 패배였다.
지난해엔 팀 평균자책점(ERA) 3.55로 KBO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마운드를 앞세워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나섰다. 그러나 올 시즌엔 6.38로 최약체 투수력을 보이고 있다. 불펜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9.05로 9위 두산(6.83)과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타선 보강의 시급함을 느꼈고 강백호를 4년 100억원에 데려왔고 노시환을 비FA 다년계약으로 11년 307억원에 지켜냈다.
문제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태양(KIA)을 떠나보냈고 필승조 한승혁(KT)은 강백호의 보상선수로, FA 김범수(KIA)는 고작 3년 20억원에 내줘야 했다.
여전히 김서현과 정우주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박상원, 김종수, 조동욱, 윤산흠 등이 충분히 그 자리를 대신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됐다. 이태양과 김범수는 KIA로 이적해 특급활약하고 있다. 이태양은 5경기에서 1홀드 ERA 1.13, 김범수는 ERA는 4.15로 다소 높지만 8경기에서 1세이브 3홀드를 팀에 안겼다. 한승혁 또한 KT에서 9경기에 나서 3홀드 ERA 2.25로 필승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불펜 투수는 ERA 1.42의 조동욱(3홀드)과 2.84를 기록한 김종수(2.84)라는 건 씁쓸함을 자아낸다. 특히 볼넷은 60개를 허용, 9이닝당 평균 9.05개 수준으로 처참한 상황이다.
전날 KBO 통산 안타 1위 손아섭을 두산 베어스로 트레이드하며 받아온 왼손 투수 이교훈(26) 활용이 시급해졌다. 손아섭은 이적하자마자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김경문(68) 감독은 14일 경기 전 이교훈에 대해 "아직은 뭐"라며 "인사하고 홈 3연전에서 같이 연습하면서 선수들과 편해진 뒤에 다시 2군에 가서 준비하다가 그 다음 기회를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불펜의 심각한 난조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에도 이교훈을 1군에 등록시키지 않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 시즌 아직 1군 기록이 없지만 지난해 10경기 1승 ERA 1.17로 가능성을 보였고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7경기 1홀드 ERA 2.70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터. 답답한 불펜 자원을 고려할 때 한 번 긁어볼 만한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