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좌완 투수 송승기(24)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출전의 아픔을 발전의 계기로 삼았다.
송승기는 최근 잠실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지난해보다 감각적인 부분과 커맨드가 더 좋아진 것 같다. 이제 변화구를 전부 스트라이크를 만들 수 있다 보니까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지난해 통합우승에 이어 올해도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선발 투수 송승기의 역할도 크다. 송승기는 3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59, 15⅓이닝 4볼넷 13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8로 리그 정상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닌 몸 상태라 더 놀라운 성과다. 송승기는 지난달 열린 2026 WBC에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 탓에 선발 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하기 위한 충분한 빌드업 과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LG는 서두르지 않고 3⅓이닝(3월 19일), 4⅓이닝(4월 1일), 5이닝(4월 7일), 6이닝(4월 14일) 등 차근차근 송승기의 이닝을 늘리면서 그 기회를 줬다. 직구 평균 구속이 예년보다 시속 2㎞는 나오지 않음에도, 볼넷을 최소화하고 평균 이상의 변화구를 던지면서 오히려 더 많은 헛스윙을 끌어내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송승기의 올해 활약에 "엄청나게 기대된다. 지난해 좌타자를 상대로 조금 안 좋았다. 슬라이더의 구종 가치 때문이었다. 김광삼 투수코치가 지난해 12월부터 송승기의 슬라이더 구종 가치를 올리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 거기에 지난해부터 던진 포크볼의 완성도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송승기의 가장 큰 강점은 뛰어난 직구 수직 무브먼트로 까다로운 공을 던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변화구 완성도도 높아지니 위력이 배가됐다는 이야기다. 염 감독은 "송승기는 지금 빌드업 과정이다. 직구 평균 구속도 2㎞는 더 나와야 한다. 그럼에도 완벽한 피칭을 할 수 있는 건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커브 궤적이 전부 다르다는 점이다. 그러면 타자들이 예측 타격하기 쉽지 않고, 직구의 구종 가치도 높아진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에 송승기도 동의했다. 송승기는 "당시에는 아쉬웠는데 어떻게 보면 WBC에서 오히려 안 던진 게 몸을 천천히 올리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나도 지난해보다 슬라이더 각이 날카로워졌다고 생각하는데, WBC 가서 (손)주영이 형이나 다른 형들에게 많은 걸 물어보고 이것저것 다 시도한 것이 도움 된 것 같다"고 답했다.
특히 손주영에게 배운 슬라이더 그립이 큰 도움이 됐다. 송승기는 "(손)주영이 형이 던지는 커터 그립이 있다. 따라 해봤는데 내가 던지면 커터가 아니라 슬라이더가 됐다. 그렇게 자꾸 던졌는데 직구랑 던지는 느낌이 비슷해 주영이 형에게 많이 물어봤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불펜장이나 캐치볼 과정에서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더 많이 던지고 있다. 많이 던지며 감각을 유지하려고 한다. 전에는 그날따라 감이 좋은 변화구를 선택해 던졌는데, 지금은 초구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변화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좋은 흐름에 급기야 사령탑으로부터 국내 1선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극찬도 받은 좌완 유망주다. 염 감독은 "올해 또 한 단계 성장하는 (송)승기가 될 것 같다. 승기가 굉장히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선수인데 구속이 시속 2㎞ 정도 더 올라오면 다른 구종은 훨씬 더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도 승기의 12승은 영양가가 엄청 좋았다. 외국인 투수들하고도 붙어서 이겨줬다. 팀의 고비 때마다 승기가 살려준 경기가 6~7승은 될 것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왜 국내 1선발 잠재력이 있다고 여겼는지 밝혔다.
기존의 LG 국내 1선발 역할을 하던 임찬규(34)도 인정한 부분이다. 송승기는 "(임)찬규 형이 (14일 롯데전 끝나고) 이제 네가 에이스라고, 잘 던졌고 고생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감사했다. 감독님 말씀도 아직 내겐 너무 과분한 말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그런 말을 더 들을 수 있도록 잘 던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