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부상 낙마' 韓 혼혈 오브라이언, 이 정도라니! 12G 'ERA 0' 압도적 위용→벌써 3승 무패 6SV

박수진 기자
2026.04.20 20:03
오브라이언. /AFPBBNews=뉴스1
오브라이언. /AFPBBNews=뉴스1

지난 3월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비밀병기'로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으로 아쉽게 낙마했던 우완 불펜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3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그야말로 메이저리그(MLB) 마운드를 폭격하고 있다.

오브라이언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2026 MLB' 정규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 4-2로 앞선 8회말 2사 2, 3루 상황에서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동점이 될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오브라이언은 첫 타자인 이삭 파레디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본인의 책임 주자가 아니었기에 자책점은 올라가지 않았다. 이후 2사 1루 상황에서 1루 대주자 브라이스 매튜스를 견제 아웃 시키며 급한 불을 껐다.

4-4로 맞선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오브라이언은 캠 스미스와 야이너 디아즈를 모두 삼진 처리한 뒤 더스틴 해리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10회초 승부치기에서 메이신 윈이 1사 만루 상황에서 3타점 적시 2루타를 쳐 세인트루이스가 7-4로 앞섰다. 결과적으로 오브라이언의 승리 투수 요건이 만들어졌고, 10회말 세인트루이스 불펜은 1실점으로 잘 막아 경기를 7-5로 끝냈다.

20일 경기를 포함해 이번 시즌 오브라이언의 성적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앞선 12경기에서 12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평균자책점이 0이다. 3승 무패 1홀드 6세이브를 기록했다.

세부 지표는 더욱 압도적이다. 투수 안정감의 지표인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은 0.41에 불과하며, 탈삼진을 무려 14개나 솎아냈다. 특히 볼넷을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제구력을 선보이며 '알고도 못 치는' 공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오브라이언의 호투 비결은 한층 강력해진 구속이다. 메이저리그가 운영하는 야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 투구 추적 데이터(Statcast)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번 시즌 오브라이언의 주무기인 싱커의 평균 구속은 시속 97.9마일(약 157.6km)이다. 메이저리그 평균 싱커 구속(94.3마일)보다 무려 3.6마일(약 5.8km) 더 빠르다. 여기에 트렌드인 스위퍼를 장착해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고 있다. 현재 오브라이언의 피안타율은 불과 0.125다. 타자들은 그의 공을 제대로 맞히는 것조차 버거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브라이언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혼혈 선수다. 지난 3월 WBC를 앞두고 조국을 위해 뛰겠다는 의사를 밝혀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대회 직전 예상치 못한 종아리 부상으로 인해 최종 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오브라이언이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감안하면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만약 오브라이언이 가세했다면 대표팀의 불펜 운용은 한층 수월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상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빅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우뚝 선 오브라이언. 그의 무실점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자못 궁금해진다.

라일리 오브라이언의 2026시즌 프로필 사진.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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