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결정적인 실수는 대개 돌이킬 수 없는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미국프로풋볼(NFL) 한국계 키커 구영회(32)의 역대급 실축은 한 남자의 생명을 구한 기적이 됐다.
28일(한국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켄터키주 렉싱턴에 거주하는 마크 투세이커는 구영회가 범한 황당한 필드골 실축 덕분에 머릿속 시한폭탄이었던 뇌종양을 발견,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당시 뉴욕 자이언츠 소속이던 구영회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의 경기 2쿼터에 필드골을 시도했다. 하지만 오른발 킥이 공에 닿기 전 바닥에 박히면서 공격권을 내줘야 했다.
결국 뉴욕 자이언츠는 추격 기회를 놓쳤고, 경기 내내 엑스트라포인트 1점밖에 올리지 못한 채 끌려 갔다. 결국 경기는 뉴욕 자이언츠가 15-33으로 18점 차 대패를 기록했다.
이 장면을 TV로 지켜보던 투세이커는 구영회의 헛발질을 보고 웃음보가 터졌다. 그 장면을 계속 돌려보다 너무 크게 웃은 투세이커는 그만 발작을 일으켰다.
투세이커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떠올리며 "평생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다"며 "마치 전기에 감전된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처음엔 남편이 장난을 치는 줄 알았던 아내 맬러리는 이내 남편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곧바로 911에 신고했다. 맬러리는 재활병원 간호사로 뇌손상 전문의 밑에서 일하는 중이었다.
병원으로 즉시 이송돼 CT를 촬영한 결과 투세이커의 뇌 왼쪽에서 테니스공 크기의 양성 종양이 발견됐다. 바로 수술에 나서 종양을 제거한 투세이커는 다행히 영구적인 손상이 없었다.
매체는 "투세이커의 종양은 이미 뇌를 오른쪽으로 6mm 밀어낸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투세이커는 AP통신을 통해 "구영회가 내 목숨을 구했다. 그 발작은 다른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나는 내가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장소에 있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구영회가 그 일의 트리거였다. 그것은 기적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투세이커는 "그 일이 아무리 힘들었고, 그 발작이 아무리 격렬했더라도, 나는 그것에 대한 기억이 없다"며 "만약 내가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면 나는 물론 분명 누군가를 다치게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구영회는 해당 경기 직후 팀에서 방출됐다. 구영회 개인에게는 뼈아픈 시련이지만, 누군가에겐 생명의 은인이 된, 그야말로 '새옹지마'가 아닐 수 없다. 또 이번 방출이 구영회 개인에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