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5시즌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투수 알렉 감보아(29·보스턴 레드삭스)가 그토록 꿈꾸던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마운드를 내려온 그는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격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고, 관중석에서 아들을 지켜보던 부모님 또한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감보아는 6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2026 MLB 원정 경기에 팀이 10-3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생애 첫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 감보아는 거침없었다. 첫 타자 스펜서 토켈슨을 상대로 시속 95.3마일(약 153.4km)의 강력한 직구를 뿌려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이어지는 잭 맥킨스트리와 리하오위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매조졌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미국 북동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뉴잉글랜드 현지 매체 'NESN'과의 인터뷰에서 감보아는 데뷔전의 감격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전했다. 그는 첫 탈삼진 공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마 아버지와 어머니께 드릴 것 같다. 안전한 곳에 잘 보관해 두겠다"며 효심을 드러냈다.
인터뷰 도중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봤느냐는 질문에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인 감보아는 "가족들은 내가 겪어온 모든 우여곡절을 곁에서 지켜봐 왔다. 여기까지 오는 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마침내 해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감보아의 MLB 입성은 그야말로 '인간 승리'다. 프로 데뷔 후 오랜 시간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던 그는 지난 2025년 5월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며 한국 땅을 밟았다. 당시만 해도 빅리그 경험이 없는 투수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그는 실력으로 이를 잠재웠다. 특히 6월 한 달간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72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월간 MVP를 거머쥐는 등 준수한 역할을 해냈다.
다만 후반기부터 좋지 않은 모습으로 2025시즌을 19경기 7승 8패 평균자책점 3.58로 마무리하며 롯데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그는 롯데를 떠나면서도 SNS를 통해 "KBO에서의 경험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다"며 한국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긴 바 있다. 비록 후반기 부진과 재계약 불발이라는 아쉬움을 남겼으나, 한국에서 얻은 자신감은 그를 다시금 빅리그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한국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지난해 12월 보스턴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다시 미국으로 향한 감보아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빅리그 데뷔와 함께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트리플A에서 3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6.23의 기록으로 평범한 모습을 보였지만 알렉스 코라 감독이 경질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콜업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감보아는 자신에게 찾아온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완벽히 증명해 냈다. 그가 이날의 감동을 뒤로하고 빅리그 마운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미국과 한국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