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염경엽(58) 감독이 5시간 5분에 달하는 대혈투 끝에 얻은 승리의 기쁨을 구성원 모두와 함께하려 했다.
LG는 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한화 이글스를 9-8로 꺾었다. 이로써 22승 12패가 된 LG는 1위 KT 위즈(23승 11패)와 승차를 1경기 차로 좁혔다. 14승 20패가 된 한화는 8위를 유지했다.
수훈 선수 한 명을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선발 투수 송승기가 6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이 무색하게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5실점(3자책)으로 무너진 것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클린업 트리오가 경기 내내 뜨거운 타격감으로 열세를 뒤집었다. 천성호가 6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비롯해 공·수에서 활약했다. 새로운 4번 타자 오스틴 딘이 6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오지환이 6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하위 타선의 활약도 돋보였다. 구본혁이 5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캡틴 박해민은 시종일관 안정적인 중견수 수비와 함께 연장 11회초 2사 1, 3루에서 좌전 1타점 적시타로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경기는 자정을 불과 25분 앞둔 오후 11시 35분에 끝났다. 다음날 경기가 오후 2시 시작인 걸 떠올리면 선수들은 9시간도 채 쉬지 못한 채 또 필드에 나와야 하는 셈이다. 그런 만큼 이번 승리는 2승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오늘(8일) 경기를 졌으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다. 그런데 모든 선수가 끝까지 승리를 위해 똘똘 뭉쳐서 집중해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그 집중력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타선에서 오스틴이 3안타 2타점, (오)지환이가 4안타 2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박)해민이가 주장으로서 중요한 상황에 결승타를 기록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한화로서는 몇 번의 끝내기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8회 이후만 한정해도 8회말 2사 만루에서 노시환이 살짝 걸친 몸쪽 스트라이크에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8-8 동점인 9회말 1사 2, 3루 때는 이원석의 우익수 뜬공 타구에 3루 주자가 득점을 시도하지 못했다.
무려 17안타를 몰아친 한화를 상대로 빛난 것이 LG 계투진이다. 마무리 유영찬이 시즌 아웃으로 이탈했음에도 남은 선수들이 힘을 냈다. 이날만 해도 9명의 불펜이 총출동했는데, 우강훈이 7회말 1사 1, 3루에서 ⅔이닝 퍼펙트로 급한 불을 껐다.
9회부터 등판한 김영우는 1⅔이닝 동안 무려 40구를 던지며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진수 역시 1이닝 동안 삼진 2개만 솎아내는 퍼펙트 피칭으로 활화산 같던 한화 타선을 침묵시켰다. 김영우에겐 올 시즌 첫승, 프로 4년 차 김진수에게는 데뷔 첫 세이브다.
염 감독은 "많은 중간 투수가 나갔다. (우)강훈이가 위기 상황을 잘 막아줬고, (김)영우가 1⅔이닝을 책임져 주면서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줬다. (김)진수도 터프한 상황에서 세이브를 올려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영우의 첫 승과 진수의 첫 세이브를 축하한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는 1만 6551명의 많은 관중이 찾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팬이 연장 11회까지 응원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염 감독은 "오늘 특별히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늦은 시간까지 팬들이 포기하지 않고 응원해주신 덕분이다. 덕분에 중요한 승리를 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진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