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단단한 수비 조직력을 선보였지만, 중원 숫자 싸움에서 고전하며 체코와 팽팽한 흐름 속에 전반전을 마쳤다. 두 팀 모두 철저히 안정적인 경기 운영 속에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창의적인 개인 능력이 전반전 유일한 돌파구였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랭킹 25위)은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린 체코(41위)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전반전을 0-0으로 득점 없이 마무리했다.
전반 중반부터 체코의 수비를 본격적으로 공략한 한국은 슈팅 수 8-2로 크게 앞서며 전반을 마쳤다. 다만 골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삼키며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날 한국은 손흥민(LAFC)을 원톱으로 두고 이재성(마인츠)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뒤를 받치는 3-4-2-1 포메이션을 들고나왔다. 중원은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황인범(페예노르트), 백승호(버밍엄 시티),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가 맡았고 수비진은 이기혁(강원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한범(미트윌란)이 스리백을 구축했다. 골문은 김승규(FC도쿄)가 지켰다.
체코 역시 파트리크 시크(바이어 레버쿠젠)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토마시 소우체크(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중원의 핵으로 삼은 동일한 3-4-2-1 포메이션으로 맞불을 놓았다.
전반 초반 한국은 스리백을 바탕으로 체코의 공세를 차단하는 수비 집중력은 돋보였지만, 중원 지역에서의 숫자 부족으로 인해 원활한 전방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백승호나 황인범이 후방으로 내려와 공을 받으려 해도 체코의 강한 중원 압박과 수적 열세에 부딪혀 볼 전개가 매끄럽지 못했다.
양 팀 모두 실점을 극도로 경계하며 공격 전개 시 오버래핑을 자제하고 수비 숫자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면서, 확률이 낮은 롱패스 위주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이러한 전술적 답답함 속에서 차이를 만든 건 이강인이었다.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이강인은 측면에만 머물지 않고 중원 깊숙한 지역까지 내려와 직접 후방 빌드업에 관여했다.
심지어 전반 9분, 이강인은 화려한 개인 기량으로 체코의 주장이자 핵심 수비수인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울버햄튼 원더러스)의 반칙을 유도하며 날카로운 프리킥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반 14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체코의 오른쪽 골문을 노렸지만, 체코 골키퍼 마테이 코바르의 슈퍼세이브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체코 역시 공격 전개에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독할 정도로 하프라인 부근부터 롱볼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을 고집했다. 프리킥 상황에서도 무조건 공을 높게 띄워 한국의 페널티 박스 안 타격을 노렸지만,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수비벽에 막혔다.
전반 중반에는 파이널 서드 진입 자체에 어려움을 겪자 체코의 슐츠는 패스미스가 나온 이후 답답한 듯 불만 섞인 손짓을 내비치기도 했다.
전반 22분경 주어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에도 홍명보호는 짧은 패스로 활로를 찾고 체코는 롱볼을 고수하는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막판 손흥민을 필두로 결정적인 기회를 잡으며 체코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39분에, 손흥민이 전매특허인 직접 드리블 돌파 이후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지만 공이 덜 감기며 골문 왼쪽으로 비껴갔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손흥민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오른발을 갖다 댔으나 슈팅이 정확히 걸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