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과 부진으로 다사다난한 LG 트윈스 선발 로테이션이 또 한 번 변화를 맞는다. 새롭게 거론되는 이름이 개막 때만 해도 선발 후보로는 전혀 거론되지 않던 이들이어서 더욱 흥미로워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12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다음 순번에는 (장)현식이가 선발로 나갈 것이다. (김)윤식이는 중간으로 쓰면서 롱릴리프로 쓰려고 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앞선 11일 잠실 SSG전에서 나온 두 5선발 후보의 상반된 모습 탓이다. LG가 SSG에 15-1로 이긴 경기에서 선발 투수 김윤식(26)은 2⅓이닝 2피안타 4사사구(3볼넷 1몸에 맞는 공) 1탈삼진 1실점으로 부진했다. 뒤이어 등판한 장현식(31)이 4⅔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LG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꾸려나갈 수 있었다.
올 시즌 LG는 손주영(28)이 개막 직전 부상으로 이탈하고, 지난해 11승 좌완 선발 송승기(24)가 부진하는 등 로테이션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영찬(29)의 팔꿈치 수술 후 뒷문마저 흔들리면서, 급한 대로 부상 복귀한 손주영이 마무리로 갔다.
그러나 여전히 선발 로테이션 공백이 남아 있어 다양한 투수들이 5선발에서 기회를 받는 중이었다. 기대했던 이정용(30)이 15경기 평균자책점 6.42로 부진하고, 김윤식도 12경기 평균자책점 4.32로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 가운데 롱릴리프 장현식과 김진수(28)가 예상 밖 호투를 보여주면서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당초 마무리로 기대됐던 장현식은 5월 평균자책점 12.00으로 크게 흔들리며 패전조로 주저앉았었다. 하지만 지난 5일 잠실 NC전 4이닝 무실점 호투를 시작으로 11일 SSG전 4⅔이닝 무실점까지 오히려 긴 이닝을 잘 던져주면서 새로운 5선발 후보로 떠올랐다.
김진수 역시 패전조로 시작했다. 그러나 LG가 가장 고비였던 5월에 12경기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하면서 새롭게 필승조로 떠올랐다. 여기에 멀티 이닝도 소화할 수 있어 5선발 자리에 1+1 역할을 수행하는 벌크 가이로 입지가 격상됐다.
송승기의 갑작스러운 1군 말소는 이들을 실험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했다. 송승기는 11일 잠실 SSG전을 앞두고 왼쪽 등 근육 담 증세로 열흘간 휴식을 취한다. 염 감독은 "송승기는 지금처럼 안 좋을 때 미리 쉬는 게 낫다고 봤다. 열흘 딱 채우고 오면 충분할 것 같다"고 했다.
그와 동시에 포수도 변경하며 변화를 주고자 했다. 그동안 송승기의 전담 포수는 이주헌(23)이었다. 퓨처스 시절부터 가장 호흡을 많이 맞췄고 지난해 두 사람이 함께 일군 성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이주헌을 송승기 등판일에 주로 선발로 내보냈는데 이젠 그 공식도 깨부순다.
염 감독은 "이제 (송)승기랑 (이)주헌이랑 헤어질 때가 된 것 같다. 그동안 이 둘을 붙여 뽑아먹을 건 다 뽑아먹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승기에게는 베테랑 포수인 (박)동원이가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주헌이는 앞으로도 5선발 경기에 나간다"고 덧붙였다.
자연스레 장현식의 다음 등판에는 많은 것이 바뀔 예정이다. 2013년 1군에 데뷔한 장현식이 풀타임 선발을 돈 건 2017년 NC 시절, 마지막 선발 등판도 2020년 KIA 시절이었다. 선수 본인은 이미 어떤 보직이든 준비가 돼 있는 듯하다.
장현식은 11일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마운드에 올라가면서 주어진 타자만 잘 상대하자는 생각을 했다. 지난 경기 등판했을 때와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같은 마음으로 자신 있게 던졌다"라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느 상황에서도 잘할 수 있는 걸 하자고 생각하니 새로운 역할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라며 "요즘 팬분들께서 많이 응원해 주신 덕에 팀이 잘 나가고 있다. 다시 한번 팬분들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