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플레잉코치의 충격적인 음주운전 사건 여파가 가라앉기도 전에 행정 착오까지 겹치며 뒤숭숭했던 키움 히어로즈였지만, 그라운드 위 선수단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귀중한 연승을 수확했다. 아주 공교로운 타이밍 속에서 거둔 값진 승리다.
키움은 1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 경기에서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0-1로 끌려갔지만, 경기를 뒤집었다. 이 승리로 키움은 한화를 상대로 주말 위닝시리즈를 조기 확정 지으며 2연승을 달렸다.
이날 키움은 알칸타라를, 한화는 우완 박준영을 선발로 내세워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0의 균형이 깨진 것은 5회였다. 5회초 한화는 이도윤의 내야안타와 심우준의 희생번트로 만든 2사 2루 찬스에서 페라자의 우익수 쪽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키움의 반격은 곧바로 이어졌다. 5회말 최주환이 물러난 후, 김건희가 한화 선발 박준영의 3구째 시속 123km 체인지업을 통타해 비거리 125m짜리 대형 좌월 솔로 홈런(시즌 6호)을 터뜨렸다. 박준영의 노히트 노런 행진을 깨부수는 통쾌한 한 방이었다.
기세를 탄 키움은 7회말 승기를 잡았다. 1사 후 최주환의 우익선상 2루타와 여동욱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 기회에서 원성준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2-1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8회말에는 상대 투수 정우주의 1루 송구 실책을 틈타 박수종이 홈을 밟으며 3-1까지 달아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결과는 달콤했지만, 경기 전까지 키움 구단 안팎의 분위기는 어수선함 그 자체였다. 지난 12일 이용규 플레잉코치가 면허취소 수치 상태로 운전을 하다 경찰관을 다치게 하는 음주운전 사고를 내며 불명예스럽게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칭스태프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구단의 행정 착오까지 겹쳤다. 키움은 이용규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장영석 퓨처스팀 타격코치를 1군으로 긴급 콜업했다. 장영석 코치는 이날 경기 전 1군 선수단에 합류해 정상적으로 훈련을 지도했으나, 정작 경기 시작 후 더그아웃에서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구단 직원의 실수로 1군 엔트리 등록 절차가 누락된 것이다.
키움 관계자는 "구단 담당 직원의 착오로 장영석 코치의 1군 엔트리 등록 절차를 빠뜨리는 실수가 나왔다. 내일(14일) 경기를 앞두고는 정상적으로 장영석 코치를 1군에 등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코치의 충격적인 이탈과 어처구니없는 행정 실수라는 대형 악재가 연이어 터진 날, 공교롭게도 키움은 짜릿한 역전승으로 2연승을 완성했다. 설종진 감독의 지휘 아래 선수단이 똘똘 뭉쳐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지만, 당분간 코칭스태프 재편에 따른 후폭풍과 어수선한 분위기를 완전히 수습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