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시속 97마일(약 156.1㎞) 강속구를 뿌리는 '광주일고 오타니' 김성준(19·ACL 레인저스)이 이번엔 유격수로서 환상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김성준은 광주일고 시절 탁월한 신체 조건과 운동 센스로 고교 1학년 때부터 MLB의 관심을 받았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면서 에이스로 활약했고, 2학년 때는 2024 퓨처스 스타 대상 시상식에서 야구 부문 스타상을 수상했다.
텍사스의 적극적인 비전 제시에 한국 KBO 잔류가 아닌 미국행을 선택했다. 텍사스는 지난해 5월 김성준과 120만 달러(약 18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그와 동시에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가 일본프로야구(NPB)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받은 투·타 겸업 훈련 프로그램을 참고한 육성 계획을 제시했다.
향후 2년간은 몸이 완성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도록 했다. 오프시즌에는 일주일에 투수 훈련 하루, 타격 훈련 이틀, 휴식 및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3일을 보냈다. 루키리그의 ACL 레인저스에 배정된 뒤에는 일주일에 투수 등판 1회, 유격수 출장 2회, 투수 등판 전후 하루씩은 지명타자로 나가고 있다.
그 결과 성적 면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 21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타자로서 46경기 타율 0.292(130타수 38안타) 6홈런 32타점 32득점 8도루(실패 0), 출루율 0.408 장타율 0.515 OPS(출루율+장타율) 0.923을 마크했다.
투수로서는 이미 전광판 기준 최고 시속 98마일(약 157.7㎞), 트랙맨 기준 시속 97마일(약 156.1㎞)의 빠른 공을 던졌다. 그러면서 4경기 동안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35, 6⅔이닝 6사사구(5볼넷 1몸에 맞는 공) 8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투수로서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유격수로서 김성준이었다. 김성준은 지난 18일(한국시간) ACL 다저스(LA 다저스 루키팀) 원정 경기에서 유격수 및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ACL 레인저스의 10-3 대승을 이끌었다.
고교 시절보다 한층 여유로워진 송구와 움직임이 돋보였다. 김성준은 3회말 1사 1, 2루에서 홀로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레일리 마리아노의 타구가 유격수 방면으로 향하자, 김성준은 이 공을 잡아 2루 베이스를 먼저 찍은 뒤 여유 있게 1루로 던져 병살을 완성했다.
4회말에도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로 이닝을 끝냈다. 첫 타자 존 길의 타구를 땅볼 처리한 김성준은 샘 몬켈리의 빠른 타구 때 몸을 날려 직선타 처리했다. 김성준의 몸은 다소 2루 쪽에 치우쳐 있었으나, 몸의 탄력을 앞세워 공을 낚아챘다.
이후로도 김성준은 몇 차례 안정적인 수비를 보이면서 마이너리그 통산 유격수 수비 이닝이 100이닝을 돌파했다. 지난해 18이닝, 올해 83⅓이닝 등 총 101⅓이닝을 소화하면서 실책 수는 0개다.
우완 파이어볼러 김성준이 유격수로도 합격점을 받으면서, 텍사스가 제시한 '한국형 이도류 프로젝트'도 순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