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4년 차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3)이 LG 트윈스에서는 볼 수 없던 역대급 시즌으로 구단 첫 정규시즌 MVP와 홈런왕을 정조준한다.
오스틴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3번 타자 및 1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1볼넷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LG는 5회에만 9실점 하는 등 마운드가 무너진 탓에 최하위 키움에 11-18로 대패했다. 키움 23안타, LG 17안타로 양 팀 합쳐 40안타를 합작한 4시간 23분에 달하는 대혈투였다. 그 가운데서도 팀 안타의 약 ¼을 책임진 오스틴의 존재감은 일당백이었다. 상대편 키움에서 멀티히트만 8명에 3안타 이상이 5명이 나와 더욱더 대조적이었다.
오스틴은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회말 무사 1, 3루에서 하영민의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스위퍼를 당겨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겼다. 비거리 119.2m의 시즌 30호포. 이 홈런으로 오스틴은 KBO 역대 9번째이자, 외국인 선수 3번째 3시즌 연속 30홈런에 성공했다. 앞서 3시즌 연속 30홈런을 달성한 외국인 타자는 타이론 우즈(전 OB 베어스), 에릭 테임즈(전 NC 다이노스)였다.
나올 때마다 존재감을 과시했다. 오스틴은 3회말 좌전 안타로 방망이를 달군 뒤, 4회말 2사 1, 2루에서 좌익선상 1타점 적시 2루타로 또 한 번 4득점 빅이닝에 일조했다. 뜨거운 타격감에도 쉽게 흥분하지 않았다. 6회말 흔들리는 김선기를 상대로 침착하게 볼넷을 골랐다. 7회말에는 이재원의 좌중월 투런포 뒤 침착하게 좌중간 안타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오스틴이 나오자 현장 분위기가 크게 고조됐다.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팬들의 기대감을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오스틴의 시즌 성적은 96경기 타율 0.341(367타수 125안타) 30홈런 93타점 77득점, 출루율 0.430 장타율 0.659 OPS(출루율+장타율) 1.089가 됐다.
45홈런 140타점 페이스로 드넓은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LG 타자들에게서는 쉽게 볼 수 없던 예상치다. LG 단일시즌 최다 홈런은 2020년 로베르토 라모스의 38홈런, 최다 타점은 2024년 오스틴의 132타점이었다.
리그 전체로 둘러봐도 오스틴만큼 타격지표 다수에서 고르게 최상위에 위치한 선수는 없다. 타점 리그 1위, 장타율 1위, 홈런 2위, 최다 안타 3위, 득점 3위, 타율 4위 등으로 조금만 더 힘을 낸다면 7관왕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런 만큼 오스틴의 정규시즌 MVP와 홈런왕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LG는 프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정규시즌 MVP와 홈런왕을 보유하지 못한 팀이다.
하지만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선수가 홈런왕 경쟁 중인 김도영(23·KIA 타이거즈)이다. 김도영은 98경기 타율 0.298(363타수 108안타) 31홈런 84타점 79득점, 출루율 0.393 장타율 0.614 OPS 1.007로 오스틴 못지않은 임팩트를 뽐내고 있다.
KT 위즈의 고공행진을 쌍끌이하는 샘 힐리어드(32)와 최원준(29)의 질주도 심상치 않다. 힐리어드는 전날(29일)에만 두 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단숨에 홈런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정규시즌 타율 0.310(368타수 114안타) 27홈런 89타점 71득점, 출루율 0.374 장타율 0.587 OPS 0.961로 꾸준함도 못지않다.
타율, 출루율 1위의 최원준은 저점매수의 아이콘으로 중심타자 못지않은 생산성을 보여준다. 정규시즌 89경기 타율 0.354(362타수 128안타) 8홈런 49타점 78득점 18도루, 출루율 0.433 장타율 0.503 OPS 0.936으로 서울고 원조 천재 타자의 명성을 되살리고 있다.
이렇듯 쟁쟁한 후보군 사이에서 팀 성적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후반기 들어 이 부분에서 가장 위태로운 것이 오스틴이다. LG는 8연패 포함 7월 들어 6승 12패, 리그 최하위 승률(0.333)로 1위에서 3위까지 추락했다. 54승 42패로 어느덧 1위보다 4위가 더 가까워졌다. 1위 삼성 라이온즈(58승 2무 36패)와 5경기 차, 4위 KIA(51승 2무 45패)와 3경기 차다.
오스틴은 이미 개인 성적으로 LG 최초의 역사를 향해 달리고 있다. 다만 4안타 4타점을 올리고도 팀의 11-18 패배를 지켜봐야 했던 이날처럼 혼자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홈런왕과 MVP를 향한 오스틴의 방망이가 식기 전에 팀 차원의 반등도 필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