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우승후보가 이렇게 고전하다니" 프랑스 1쿼터 역대 최다 실점... 현지도 놀랐다 "26점차로는 설명 못할 접전"

이원희 기자
2026.09.06 09:41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이 2026 FIBA 여자농구 월드컵 조별리그 프랑스전에서 69-95로 패했다. 한국은 1쿼터에 프랑스 역대 최다 실점인 31점을 몰아치며 앞서갔으나 2쿼터부터 프랑스의 반격에 밀려 역전을 허용했다. 허예은과 이해란이 각각 12점을 기록하며 분전한 한국은 현재 조별리그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주장 강이슬(왼쪽). /사진=FIBA
고개를 숙인 프랑스의 폴린 아스티에(오른쪽). /사진=FIBA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이 강력한 우승 후보 프랑스를 상대로 패했지만, 경기 초반 보여준 매서운 경기력만큼은 세계 무대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은 6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막스-슈멜링-할레에서 열린 2026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농구 월드컵 조별리그 프랑스와 경기에서 69-95로 패했다.

최종 스코어만 놓고 보면 26점 차 완패였다. 하지만 경기 초반의 내용은 전혀 달랐다.

한국은 1쿼터부터 우승 후보이자 '유럽 최강' 프랑스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프랑스는 미국에 이은 FIBA 세계랭킹 2위로,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건 세계적인 강호다.

그러나 한국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빠른 패스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프랑스 수비를 흔들었고, 과감한 외곽포까지 연이어 터뜨렸다. 프랑스가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경기 흐름이었다.

한국은 결국 1쿼터를 31-24, 7점 차로 앞선 채 마쳤다.

특히 1쿼터에 기록한 31점은 의미가 남달랐다. 프랑스가 여자농구 월드컵에서 1쿼터에 허용한 역대 최다 실점이었다.

FIBA도 이 기록을 따로 조명했다. FIBA는 "한국은 경기 시작부터 불을 뿜으며 1쿼터에 31점을 넣었다"면서 "이는 프랑스가 월드컵에서 1쿼터에 허용한 역대 최다 득점"이라고 소개했다.

프랑스 현지도 한국의 경기력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프랑스 유력 스포츠매체 레퀴프는 "최종 점수 차인 26점은 경기 초반의 치열했던 흐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프랑스는 경기 시작부터 한국 특유의 기동력 있고 다소 낯선 조직적인 농구에 고전했다"며 "한국은 빠르게, 그리고 먼 거리에서도 슛을 던져 성공시키는 인상적인 능력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프랑스는 경기 템포의 주도권을 되찾으려 했다"면서도 "한국의 반격은 매서웠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여자농구 대표팀. /사진=FIBA

실제 기록에서도 한국 특유의 조직적인 농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국은 이날 성공한 25개의 야투 가운데 무려 24개에 어시스트가 기록됐다. 사실상 대부분의 득점을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만들어냈다. 3점슛 역시 31개 가운데 12개를 성공시키며 38.7%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특히 허예은이 외곽에서 불을 뿜었다. 허예은은 3점슛 5개 가운데 4개를 성공시키며 12점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쿼터에만 3점슛 3개를 몰아치며 한국의 초반 돌풍을 이끌었다. 이해란(삼성생명)도 12점을 올렸고, 이소희(BNK)는 10점을 보탰다. 강이슬(우리은행)은 8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1쿼터를 마친 뒤 전열을 재정비한 프랑스는 수비 강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한국은 1쿼터에만 31점을 몰아쳤지만 2쿼터에는 단 6점에 묶였다. 프랑스가 전반을 43-37로 뒤집었다.

후반 들어서는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프랑스는 3쿼터에만 33점을 퍼부었고, 한국은 15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결국 승부의 추가 급격히 프랑스 쪽으로 기울었다.

허예은. /사진=FIBA

프랑스에서는 마린 요하네스가 3점슛 4개를 포함해 17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초장거리 3점슛까지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도미니크 말롱가도 덩크슛을 기록하는 등 14점 5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프랑스는 이번 승리로 조별리그 2연승을 달렸다. 사실상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앞선 1차전에서는 헝가리를 99-53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1승1패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 '아프리카 강호' 나이지리아를 99-81로 꺾으며 기분 좋게 대회를 시작한 한국은 프랑스에 이어 B조 상위권을 유지했다. 헝가리도 1승1패, 나이지리아는 2패를 기록 중이다.

이번 대회에는 총 16개국이 참가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위는 8강에 직행하고, 2·3위는 8강 진출팀 결정전을 거쳐 승자가 8강에 합류한다.

한국은 2010년 대회 이후 16년 만의 여자농구 월드컵 8강 진출에 도전한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헝가리를 상대한다.

경기에 집중하는 이해란(왼쪽). /사진=F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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