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록인데 왜 스트레스 받지?' 김도영, 최연소 40홈런 놓치고 털어놨다 "왕관의 무게, 아직 견딜 힘 없었다" [광주 현장인터뷰]

광주=김동윤 기자
2026.09.06 21:24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6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4타수 4안타 1볼넷 3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김도영은 이승엽 전 감독의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던 KBO 역대 최연소 단일시즌 40홈런 달성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도영은 기록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털어놓으며 앞으로 팀 승리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KIA 김도영이 6일 광주 KT전에서 득점 후 축하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마음을 비우자 자신의 장점이 그대로 돌아왔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23)이 KBO 최연소 4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놓치고 그간의 심정을 밝혔다.

김도영은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KT 위즈와 홈 경기에 3번 타자 및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4안타 1볼넷 3득점을 기록했다. 4위 KIA는 KT를 8-3으로 꺾고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66승 2무 52패로, 같은 날 패배한 3위 LG 트윈스와 승차를 0.5경기 차로 좁혔다.

이날 최고의 관심사는 김도영의 KBO 역대 최연소 단일시즌 40홈런 기록 달성이었다. 역대 최연소 기록은 1999년 이승엽 전 감독이 22세 11개월 5일로 달성한 것으로, 이날까지 홈런을 쳐야 경신할 수 있었다.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김도영은 지난달 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시즌 38호 포를 친 뒤 10일 간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우천 취소된 경기가 3게임 있었고, 진행된 5경기에서도 14타수 2안타로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다.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가 땅볼 타구도 자주 나왔다.

이날은 달랐다. 김도영은 1회 첫 타석부터 몸쪽 높은 공에 방망이를 가볍게 휘둘러 좌전 안타로 선취점의 발판을 놨다. 3회에도 한가운데 몰린 데이비스 대니엘의 초구를 좌전 안타로 연결해 해롤드 카스트로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KIA 김도영이 6일 광주 KT전에서 스윙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4회에는 김도영의 물오른 타격 컨디션이 돋보였다. 대니엘의 체인지업이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데도 잡아당겨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이렇듯 김도영이 정타에 집중하자, KT는 2-3으로 쫓아가던 6회말 자동 고의4구로 그를 거르고 카스트로를 상대했다. 카스트로가 우측 담장으로 향하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리면서 KT의 선택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만큼 이날 김도영의 타격 스탠스가 위협적이었다는 뜻이었다.

8회에도 김도영은 강한 타구로 내야 안타를 만들면서 전 타석 출루를 완성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최근 아무래도 기록적인 부분을 나도 모르게 신경 쓰다 보니까 타석에서 내 모습이 전혀 안 나왔다"라며 "어제(5일) 경기 끝나고 많이 생각해봤는데 '좋은 기록인데 왜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오늘 야구장에 나왔다. 마지막 타석을 빼고는 기록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최연소 기록도 기록이지만, 아직 도달하지 못한 40홈런을 채우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김도영은 "두 개 다 신경 썼던 것 같다. 40홈런을 빠른 시일 내에 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아무래도 아시안게임 전에 40홈런 찍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많이 부담스러웠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성적도 안 나오니까 주변에서 들리는 얘기도 있었다. 그래도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을 떠올리면서 그냥 받아들였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KIA 김도영이 6일 광주 KT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홈런성 타구가 나오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2일 창원 NC전에서 대형 타구가 중앙 담장 앞에서 잡혔고, 4일 광주 KT전에서는 시속 174.47km의 총알 타구로 챔피언스필드 좌측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타구를 때리기도 했다.

김도영은 해당 타구들이 아쉽지 않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것도 지나고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냥 내가 못 쳤다. 사실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데 있어서는 아직 내가 견딜 힘이 없다는 걸 이번에 많이 깨달았다. 앞으로 갈 길이 조금 멀다고 느꼈다"고 자책했다.

최연소 40홈런 기회를 놓친 아쉬움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2년 전에도 단일 시즌 40홈런-40도루에 도전했으나, 홈런 2개가 모자라 끝내 이루지 못했다. 김도영은 "생전 한 번뿐인 기록이기 때문에 아쉽기는 하다. 2년 전에는 사실 못할 걸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날짜가 널널했기 때문에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아쉬움이 조금 크다"면서도 "앞으로 쌓아갈 기록이 많다고 생각한다. 오늘까지만 아쉬운 마음을 갖고 털어버리고 내일부터 다시 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14일 경기 이후에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한다. 출국 전까지 40홈런을 채우고 싶은 마음도 여전히 있다. 하지만 더 이상 홈런 하나만 바라보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김도영은 "가기 전까지 오늘 같은 역할을 계속하다 보면 홈런도 나오고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며 "오늘처럼 계속 이기는 경기만 하려고 신경 쓰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그래도 팀이 이기는 경기를 하니까 멘탈이 나가지 않고 잘 버틸 수 있었다. 오늘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도 팀이 계속 좋은 상황에 있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팀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KIA 김도영이 6일 광주 KT전 6회말 자동고의4구로 나갔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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