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9SV 전설' 오승환도 생존을 걱정하던 때가 있었다... '역대급' 호황기에 던지는 조언 "당연한 건 없다" [창간22 인터뷰①]

안호근 기자
2026.09.07 09:41
한국과 일본, 미국을 거치며 549세이브를 달성한 오승환 해설위원이 스타뉴스 창간 22주년을 맞아 신인 시절의 기억과 야구계에 대한 조언을 전했다. 200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신인왕과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던 그는 최근의 역대급 야구 호황기에 대해 당연한 것은 없으며 팬들을 위한 선수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그는 해설위원 활동과 더불어 후배 양성을 위한 퍼포먼스 랩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승환 MBC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의 지난해 은퇴식 때 모습.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스타뉴스 창간 연도인 2004년 프로야구 풍경은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넘어 1300만 관중을 바라보는 2026년 현재와는 사뭇 달랐다. 지상파에서 야구 경기를 보기도 쉽지 않았고 2002 한일 월드컵 열기에 밀려 빈 관중석이 중계 화면에 잡히는 일도 낯설지 않았다. 그러나 그 시기가 한국 야구의 황금기를 여는 계기가 됐다. 2004년 시행된 200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세대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 금메달 신화의 주역으로 야구 중흥의 중심에 섰다. 스타뉴스는 창간 22주년을 맞아 그 시기 입단해 지금의 프로야구를 있게 한주역들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한국과 일본, 미국을 거치며 무려 549세이브를 달성한 한국야구의 전설 오승환(44)에게도 신인 시절이 있었고 생존을 걱정해야 했던 때가 있었다.

경기고-단국대를 거쳐 스타뉴스가 창간한 2004년 가을 열린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오승환에게도 당시의 기억은 생생했다.

오승환 MBC스포츠플러스 야구 해설위원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연고가 전혀 없는 팀이었지만 프로에 가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했다"며 "너무나 명문 구단의 선택을 받아 기분이 좋았지만 '내가 1군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정말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오승환 MBC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이 지난해 은퇴 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나고 보면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첫 시즌부터 압도적인 투구를 펼친 그는 61경기에서 무려 99이닝을 소화했고 10승 16세이브 11홀드라는 KBO리그 역사상 없었던 진기록을 써냈다. 평균자책점(ERA) 1.18, 115탈삼진을 기록한 오승환은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에서 1승 1세이브를 달성하며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와 함께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영광의 시절을 보냈지만 당시 프로야구 인기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했다. 2005년 338만 관중을 기록했고 지난해 역대 최다인 164만 관중을 달성한 삼성은 그해 36만 관중을 불러 모으는 데 그쳤다.

이듬해 47세이브를 달성하며 삼성의 '끝판대장'으로서 화려한 시작을 알렸지만 프로야구 관중은 304만으로 오히려 줄었다. 오승환 위원은 "지금 너무나 많은 분들이 야구장을 많이 찾아와 주시지만 당시에도 야구장에 오시는 분들이 너무나 열정적으로 응원을 해주셔서 저는 사실 관중이 적다는 생각은 많이 못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확연한 관중 증가세는 체감할 수밖에 없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006년 4강, 2009년 준우승을 차지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로 뜨거워진 야구에 대한 관심은 고스란히 프로야구로 이어졌다. 2007년 410만, 2008년 525만을 넘어 2010년 중반엔 800만 관중 시대로 나아가기까지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오승환 위원도 "당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다시 야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 야구장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건 너무나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야구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오승환. /사진=뉴스1

오승환 위원은 국내에서 427세이브, 미국에서 42세이브, 일본에서 80세이브를 거두며 통산 549세이브를 달성한 오승환 위원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마지막 시즌 다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역대 최다인 1200만 관중 시대 속 유례 없이 뜨거운 팬들의 축복을 받으며 은퇴할 수 있었다.

올 시즌엔 해설위원으로 다시 야구장을 찾고 있는 오승환은 22년 전과 최근 야구 환경 변화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많은 게 발전했지만 한켠에 아쉬운 마음도 있다. 오승환 위원은 "그때에 비해 야구장이나 팬분들이 즐기실 수 있는 먹거리나 문화는 많이 생겨났다"면서도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찾아서 할 수 있는 운동 여건이나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 등은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그런 걸 직접 눈으로 봤기 때문에 아직은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많은 팬들에 대해 화답하기 위한 선수들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프로야구 인기는 명확한 내부적 호재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주 소비층의 변화로 인한 흐름이라는 평가다. 그렇기에 어느 순간 관람 문화가 바뀐다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경각심을 갖고 야구계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승환 위원도 "당연한 건 없다고 생각을 해야 된다. 선수들이 이렇게 야구장을 많이 찾아와 주시는 팬분을 위해 할 건 분명하다"며 "경기할 때만큼은 어떻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까 항상 생각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 또 선수들이 야구장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신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팬서비스도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 당연한 건 없다고 생각을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해설위원은 물론이고 인기 야구 예능 '불꽃야구'에서 또 다른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모자라 후배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자 최신식 설비를 도입하며 '오승환 퍼포먼스 랩'을 차리기도 했다.

올해부터 MBC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오승환. /사진=리코스포츠에이전시 제공

오승환 위원은 "야구장에 있어야 할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게 가장 다르다.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데 어린 친구들과 같이 야구 얘기를 하고 같이 운동장에서 땀 흘리는 게 재미 있고 보람도 느낀다"며 "요즘 고교 선수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운동을 하는 구나, 이렇게 진지하게 고민하고 야구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걸 느낀다. 저도 많이 느끼고 배우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커리어 내내 실패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길을 걸었지만 그 과정에서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했고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무엇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일본과 미국 무대를 거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오승환 위원이기에 전수해 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KBO리그를 이끌어갈 기대주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아이들이 필요한 걸 찾아서 하게끔 만들어주고 싶다. 운동이라는 게 몸을 쓰는 것이기에 어쨌든 힘들 수밖에 없는데 공을 던지는 것이나 운동을 하는 것에도 재미를 붙여주고 싶다"며 "서로 소통을 하면서 운동하는 방법도 공유를 하고 자연스럽게 실력이 발전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오승환의 삶이 지도자 영역으로 굳혀진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아직은 더 많이 열어두고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오승환 위원이다. 그는 "뭘 정해놓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운동할 때와 똑같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매일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은퇴를 했지만 여기에 만족하면 안 된다는 원칙이 있다. 그래서 제 몸을 통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뭘 정해놓고 하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승환(왼쪽에서 4번째) 해설위원이 최근 후배들과 함께 대구에 '오승환 퍼포먼스 랩'을 차리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리코스포츠에이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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