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막바지 선두권 싸움이 최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가 마운드 운용에 다소 어려운 상황을 마주했다. 피로도가 누적된 불펜진에 숨통을 틔워줄 '부상 복귀 지원군'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했기 때문이다.
박진만(50)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6-4 승리)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부상 회복 중인 투수들에 대한 정규시즌 내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깊은 한숨과 함께 선을 그었다. 박 감독은 "지금 부상에서 회복 중인 선수들 중에서 정규시즌 내에 복귀할 만한 선수는 없을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대부분의 모든 팀들이 마찬가지겠지만, 9일 경기를 앞둔 현재 2위 KT 위즈에 1.5경기 차이로 앞서 있는 1위 삼성 역시 불펜 투수들의 연투와 잦은 등판으로 과부하가 걸려 있다. 퓨처스(2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던 부상 자원들이 정규시즌 막판 1군에 합류해 1~2이닝이라도 부담을 덜어주길 바라는 기대가 컸던 이유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않았다. 특히 시즌을 앞두고 열린 6차례의 시범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펼친 우완 육선엽(21)마저 제동이 걸렸다. 박진만 감독은 육선엽에 대해 "공을 던지며 실전 복귀를 준비하다가 최근 굴곡근 쪽에 다시 통증과 불편함을 느껴 투구를 멈춘 상태"라며 "병원 검진 결과 최소 2주 정도는 완전한 휴식이 더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2주 휴식 후 다시 빌드업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규시즌 내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다른 재활 자원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박 감독은 "최지광도 그렇고, 김무신, 이재희도 그렇고 사실상 정규시즌 내에 1군에 돌아오기는 쉽지 않다"고 짚었다. 그나마 복귀 시점이 가장 빠른 자원은 베테랑 좌완 백정현이다. 그러나 백정현 역시 섣부른 조기 등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 감독은 "그나마 백정현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조금 빠른 편이긴 하지만, 정현이 역시 통증 여부와 마운드에서의 구위 등 상태를 좀 더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사실상 잔여 경기에서 대규모 불펜 증원은 기대하기 힘든 '제로(0)'에 가깝다는 뜻으로 읽혔다.
여기에 삼성 불펜은 전력 누수가 추가로 예고돼 있다. 이번 시즌 삼성 불펜에서 씩씩하게 자기 몫을 해주던 '특급 신예 좌완' 배찬승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에 차출되기 때문이다. 시즌 막바지 순위 싸움이 가장 치열할 시기에 좌완 필승조 한 축을 비워야 하는 것은 삼성에 다소 뼈아픈 타격이다. 설상가상으로 1군 불펜의 베테랑 우승현마저 최근 잠실 원정 도중 급성 담 증세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호재도 있다. 바로 9일 KT전 다음날인 10일 예정된 휴식일이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가 없기 때문에 이틀 동안은 연투하며 필승조를 모두 쏟아부을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며 "점수 차가 팽팽하거나 추격하는 흐름이 되더라도 필승조 역할을 하는 투수들을 과감하게 투입해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8일 KIA전에서 9회 6-2 리드 상황, 세이브 조건이 아니었지만, 김재윤이 등판한 바 있다.
선두에 올라있지만 불펜 지원군도 없고, 대표팀 차출이라는 변수까지 겹친 삼성이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남은 20여 경기는 오롯이 '현재 남아 있는 자원'들의 잇몸과 집중력으로 버텨내야 할 전망이다.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는 삼성이 버티기 작전에 성공할지도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