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잘 되는 팀은 역시 다르다.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올 시즌 대체 선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시작은 잭 오러클린이었다.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입은 맷 매닝의 대체 선수로 삼성과 단기 계약을 맺은 오러클린은 17경기에 등판해 5승 5패 평균자책점 4.86을 기록하며 선발진의 공백을 메웠다.
오러클린이 원활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동안 삼성은 크리스 페덱이라는 초특급 외국인 에이스를 영입할 수 있었다. 8일 현재 8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 중이다.
아리엘 후라도가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는 오스틴 보스가 있었다. 보스는 6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하며 후라도의 빈자리를 채웠다.
아시아쿼터에서도 대체 선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미야지 유라를 대신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미야모리 사토시는 지난 5일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린 데 이어 6일에는 첫 홀드까지 따냈다. 새로운 필승조 카드로 존재감을 키워가는 모습이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대체 선수들의 잇따른 활약에 대해 “구단에서 좋은 선수를 잘 뽑아준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선수 영입 과정에서 중요하게 본 기준도 밝혔다. 박진만 감독은 “구위도 구위지만 제구가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좋은 흐름을 탈 수 있다. 그런 부분에 초점을 두고 스카우트팀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러클린의 활약은 단순히 선발진의 공백을 메우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서둘러 선택하지 않고 충분히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박진만 감독은 “오러클린이 워낙 자기 역할을 잘해주니까 그만큼 새 외국인 선수를 물색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만약 오러클린이 부진해 빨리 바꿔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급하게 움직여야 했겠지만, 좋은 역할을 해주면서 스카우트팀에서도 좀 더 여유 있게 선수를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스도 마찬가지다. 후라도가 빠진 가운데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고 덧붙였다.
이제 사토시가 그 바통을 이어받는다. 삼성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우완 이승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LG와의 주말 3연전 도중 담 증세가 발생했고 이후 상태가 악화됐다.
박진만 감독은 “LG 원정 도중 담 증세가 있었는데 대구에서 침 치료를 받고 나서 증세가 더 안 좋아졌다”며 “며칠 동안 던지지 못할 것 같아 확실하게 몸을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해 말소했다”고 밝혔다.
이승현의 이탈은 아쉽지만 사토시라는 새로운 카드가 생겼다. 박진만 감독은 “사토시도 원래 구위는 좋았다. 점차 적응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타자를 상대할 때 자신감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데뷔 첫 세이브에 이어 홀드까지 거두면서 필승조에 카드가 하나 더 생겼다. 우완 이승현이 빠진 자리에 사토시가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빠질 때마다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 빈자리를 채웠다. 선두를 달리는 삼성의 힘은 탄탄한 기존 전력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공백에 대처하는 선수 영입과 활용에서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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