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이 2026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월드컵 8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한국은 9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대회 8강 결정전에서 개최국 독일에 56-94로 38점 차 완패를 당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를 완파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던 박수호호는 이후 프랑스와 헝가리에 연달아 패하며 B조 3위로 8강 결정전에 올랐으나, A조 2위 독일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의 여자 월드컵 8강 진출은 지난 2010년 체코 대회가 마지막이다. 이로써 한국은 1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일정을 씁쓸하게 마무리했다.
대표팀의 핵심 슈터 강이슬은 대패 속에서도 분전했다. 이날 28분 36초 동안 코트를 누빈 강이슬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17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야투 성공률 40%(6/15), 2점슛 성공률 50%(3/6), 3점슛 성공률 33.3%(3/9), 자유투 100%(2/2)를 기록했고 수비 리바운드만 4개를 건져 올렸으나 4개의 턴오버를 남기며 팀의 패배를 홀로 막아서지는 못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에 따르면 강이슬은 경기를 마친 뒤 "비록 아쉽게 8강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경기에 졌기 때문에 아쉽고 부족했던 부분들이 먼저 생각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매 경기 내용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도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고 담담하게 소회를 밝혔다.
직전 헝가리전 부진을 털어내고 적극적인 슛 시도로 팀 공격을 이끈 점에 대해서는 집중력을 강조했다. 강이슬은 "헝가리전에서 무득점에 그치면서 개인적으로 정말 좋지 않은 경기를 했다. 하지만 그 경기에 계속 묶여 있을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고, 최대한 빨리 털어내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려고 했다"며 "오늘은 다른 생각보다는 내가 코트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집중하면서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정상급 강호들과 맞부딪치며 얻은 수확도 짚었다. 강이슬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팀들 가운데 신장이 가장 작은 편이었지만, 그만큼 가장 팀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면서 "물론 세계 무대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고, 앞으로 발전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 하지만 선수 개개인이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노력한다면 한국이 지금보다 더 좋은 팀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대회였다"고 돌아봤다.
월드컵을 마친 대표팀은 오는 10일 귀국한 뒤 곧바로 일본으로 이동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격을 준비한다. 한국은 18일 말레이시아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21일 몽골, 22일 대만을 차례로 상대한다.
주장 강이슬은 아시안게임을 향한 결의도 다졌다. 강이슬은 "아시아경기대회에는 (박)지현이가 함께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수들 모두 공수에서 지금보다 더 많이 움직이고 적극적으로 플레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큰 대회가 연달아 이어지는 만큼 체력적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선수들끼리 잘 뭉쳐서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좋은 경기력을 아시아경기대회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