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국가대표 수비수 설영우(28, 아우크스부르크)가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되돌아보며 더 좋은 모습으로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각오했다.
설영우는 9일 진행된 국내 언론과 온라인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아우스크부르크 이적 비화와 독일 적응기, 아쉽게 끝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대표팀 발탁 의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울산 HD 유스 출신 설영우는 2020년 프로 데뷔한 뒤 2024년 여름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로 진출했다. 이후 그는 양발 활용 능력과 왕성한 활동량, 뛰어난 축구 지능을 바탕으로 세르비아 무대를 평정했다. 데뷔 시즌부터 42경기 6골 8도움을 기록했고, 두 시즌 연속 수페르리가 올해의 팀에 이름을 올렸다.
그 덕분에 설영우는 아우크스부르크 유니폼을 입으며 '스텝업'에 성공했다. 이적료는 옵션 포함 최대 550만 유로(약 86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유럽 진출 2년 만에 5대 리그에 입성하면서 구자철, 지동원, 홍정호에 이어 아우크스부르크 구단 역사상 네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된 설영우다.
설영우가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하는 동시에 또 다른 한국인 선수가 즈베즈다에 도착했다. 바로 전북 현대의 2008년생 윙어 김예건. K리그에서 데뷔와 동시에 두각을 드러낸 그는 즈베즈다에 입단하며 이르게 유럽 무대를 노크하게 됐다.
설영우는 과거 황인범이 자신을 챙겨줬던 것처럼 김예건을 많이 챙겨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우크스부르크 이적이 거의 확정되고 예건이가 처음 왔다. 구단과 인사하는 날 경기장에 처음 왔다. 많이 도와주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서 미안했다"고 말했다.
김예건에게 건넨 조언도 공개했다. 설영우는 "독일로 가기 전날밤에 같이 식사하면서 세르비아 많이 힘들 거라고 겁을 많이 줬다. 예건이가 한국에서 워낙 잘하고 왔기 때문에 마음을 조금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단단히 먹으라고 했다. 예건이가 데뷔전도 하고 잘하고 있더라"라며 "앞으로 발전할 날이 많다. 즈베즈다에서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또한 그는 "내가 인범이 형이랑 그랬던 것처럼 한 두달 같이 있었으면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 아쉽다. 한국에서 잘하고 왔고, 프로 경험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예건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보면 스스로 과하게 높게 평가할 수도 있다. 더 성장해야 하고 할 일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고 잘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김예건과 더 성공해서 만나자는 약속도 했다. 설영우는 "즈베즈다가 또 골을 많이 넣는 팀이다. 예건이가 더 많은 성장을 이룰 수 있고, 꿈꾸는 리그로 진출하는 데 있어서 좋은 길목이다. 앞으로 너무 잘할 거 같다. 밥을 사주면서 나중에 더 크게 성공하면 더 비싼 걸로 사라고 했다. 그 약속을 꼭 지키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대표팀 이야기도 나왔다. 한국 축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한 뒤 홍명보 감독이 물러났다. 최근 스페인 출신의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을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한 상황이다. 다가오는 9·10월 A매치가 실전 테스트 무대다.
설영우는 "감독님이 바뀌면 늘 많은 변화가 생긴다. 나도 발탁된다면 새로운 마음으로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감독님뿐만 아니라 많은 팬분들께서도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하고 계실 것"이라며 "나 개인적으로도 변화가 많다. 부담도 있고, 설렘도 있다. 대표팀에 뽑힌다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소속팀에서 잘해야 대표팀에도 갈 수 있다. 팀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다. 이번 대표팀 소집이 다음 월드컵을 위한 첫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들이 마음가짐이 다를 것"이라며 "감독님과 연락을 나눈 건 전혀 없다. 선수들과도 대표팀에 대해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다. 여기에 적응하는 게 우선이다. 할 게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아쉬움 속에 끝난 생애 첫 월드컵도 되돌아봤다. 설영우는 "처음으로 월드컵을 나갔다. 월드컵이라는 무대가 평생에 한 번밖에 없을 수도 있고, 못 나갈 수도 있는 무대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개인적으로 너무 만족스럽지 못한 퍼포먼스와 결과였다. 많은 팬분들께 너무나 죄송했다"고 고백했다.
이제 4년 뒤를 바라보고 다시 뛰어야 하는 설영우. 그는 "소속팀에서 더 잘하고,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 중이다. 다음 월드컵을 위한 여정이 다시 시작된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은 기회가 올 거라 생각한다. 대표팀에 뽑힌다면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팬분들의 응원에 보답하고 싶다.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던 걸 만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후배들에게도 응원을 전했다. 설영우는 "부담감도 심할 거다. 그래도 경험 많은 선수들,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다 뽑혔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막강한 우승 후보고 다른 팀들이 무서워하는 팀이다. 침착하게 풀어나가면 원하는 결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부담감보다는 재밌게 즐기길 바란다. 최선을 다하면 이번에도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거다. 축구선수에게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길목이 될 수 있다. 모두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하길 응원하고 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설영우는 아우크스부르크 적응을 도와주고 있는 오스트리아 출신 베테랑 공격수 미하엘 그레고리치와 친분을 공개했다. 그는 "그 친구가 고참이고, 경험도 많다 보니 처음에 팀을 가장 많이 설명해줬다. 세르비아에서 같이 뛰었던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랑 대표팀 동료다. 그 얘기를 하면서 친해졌다. 나도 어려운 게 있으면 먼저 찾아가서 물어보는 편이다. 앞으로도 많이 의지할 거 같다.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친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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