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 18세 이하(U-18) 야구대표팀이 조별리그를 완벽하게 마쳤다. 3전 전승으로 B조 1위를 차지한 대표팀은 이제 결전지 타이베이돔으로 이동해 대망의 한일전을 준비한다.
정윤진(55·덕수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9일 대만 신베이 신장구장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태국을 14-0, 5회 콜드게임으로 제압했다.
앞서 개최국 대만과 1차전을 2-0으로 잡고 싱가포르와 2차전을 15-0 콜드승으로 마친 한국은 3전 전승으로 B조 1위를 확정했다. 조별리그 3경기 동안 31점을 뽑고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마지막 점검까지 깔끔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투수진은 태국 타선을 상대로 5이닝 퍼펙트 피칭을 합작했다. 선발 김민훈(18·광주진흥고)이 예정된 2이닝 동안 탈삼진 4개를 기록했고, 이후 한규민(17·대전고), 곽도현(18·부산공고), 윤예성(17·인창고)이 1이닝씩 책임지며 나란히 삼진 3개씩을 잡아냈다.
이로써 대표팀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하현승(18·부산고), 박근서(18·서울디자인고)를 포함한 투수 6명을 모두 마운드에 올렸다. 이번 대표팀은 투수가 6명뿐이라 연전이 이어지는 슈퍼라운드에서 투수 운용이 핵심 변수로 꼽혔다. 조별리그에서 전원을 점검하면서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의미가 크다.
야수진 역시 12명 모두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대회 초반부터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전력을 고르게 확인한 셈이다. 태국전에서는 장·단 7안타로 14점을 뽑았다. 하이라이트는 4회말이었다.
한국이 11-0으로 앞선 2사 2·3루에서 황성현(18·덕수고)이 상대 투수의 초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대표팀의 이번 대회 첫 홈런이었다. 엄준상(18·덕수고), 이호민(18·경남고), 원지우(18·강릉고)도 나란히 2루타를 때리며 장타력을 확인했다.
조별리그 최대 고비였던 대만전도 이미 넘었다. 한국은 지난 7일 개최국 대만과 첫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대만은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이지만, 대표팀은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가장 중요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당시 정윤진 감독은 승리 직후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도록 차분하고 겸손하게 일본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와 2차전을 콜드게임으로 마친 뒤에는 선수들을 따로 불러모아 "어떤 팀을 상대하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취지로 독려하며 긴장감을 유지했다.
이제 시선은 일본으로 향한다. A조에 속한 일본 역시 필리핀전까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콜드게임으로 이기며 3전 전승, 조 1위로 슈퍼라운드에 올랐다. A조 2위는 2승 1패의 필리핀이다.
한국은 10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1일 오후 1시 30분 타이베이돔에서 일본과 슈퍼라운드 1차전을 치른다. 12일에는 필리핀과 맞붙는다. 슈퍼라운드와 동메달 결정전, 결승전은 모두 타이베이돔에서 열린다.
이번 한일전은 사실상 결승 진출을 좌우할 승부다. 한국이 일본까지 잡는다면 결승행을 사실상 확정하는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반면 패하면 12일 필리핀전 결과까지 포함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두 팀 모두 우승이 간절하다. 한국 U-18 대표팀이 국제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2018년 아시아선수권대회가 마지막이다. 2024년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대만과 일본에 밀려 3위에 그쳤고, 지난해 U-18 야구월드컵에서도 미국, 일본, 대만에 이어 4위에 머물렀다. 일본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U-18 야구월드컵에서 우승했지만, 유독 아시아선수권에서는 2016년 이후 금메달과 인연이 없다.
11일 한일전에는 에이스 하현승이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하현승은 대만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5⅔이닝 2피안타 12삼진 무실점으로 한국의 승리를 이끈 뒤 90구만 던지고 내려왔다. 대회 규정상 90구까지 던진 투수는 3일 휴식 후 다시 등판할 수 있기 때문. 충분한 휴식을 취한 하현승이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도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