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양궁이 왜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은 지난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특별훈련을 실시했다.
리커브 대표팀 강채영(30·현대모비스), 오예진(23·광주은행), 이윤지(25·현대모비스), 김제덕(22·예천군청), 김우진(34·청주시청), 이우석(29·코오롱)을 비롯해 컴파운드 대표팀까지 총 12명이 참석했다.
한국 양궁은 2018년부터 굵직한 국제대회를 앞두고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적응 훈련을 해왔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관중의 함성과 응원, 장내방송, 전광판 등 수많은 외부 자극 속에서도 평소 루틴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실전이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양궁도 수많은 관중이 둘러싼 특설 경기장에서 열린다. 조용한 훈련장에서 아무리 잘 쏴도 결정적인 순간 주변 환경에 흔들리면 소용이 없다.
올림픽 금메달만 5개를 보유한 김우진도 긴장에서는 예외가 아니라고 했다. 김우진은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도 다 같은 사람이다. 많은 관중 앞에 나가서 무언가를 하면 긴장되고 부끄러운 것도 똑같다. 여기서 먼저 모의시험을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관중들이 있는 것에 당황하지 않고 내 것을 할 수 있도록 여기서 먼저 연습한다. 그래야 실제 경기장에 갔을 때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우석 역시 "새로운 환경에서 최대한 빨리 적응해 내 것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게 만드는 게 목적"이라며 "이런 훈련을 자주 할수록 적응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음 적응만으로도 부족했다. 대표팀은 지난달 아예 일본까지 날아갔다. 약 일주일 동안 아시안게임이 열릴 현지를 미리 둘러보고 인근 양궁장에서 훈련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선수들이 공식 미디어데이에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외부 일정도 끊고 두문불출하며 훈련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이에 김우진은 "그건 조금 잘못된 소문"이라고 웃으면서 "저희가 안 나가려고 한 게 아니라 당시 외부 훈련 일정이 잡혀 있어 참석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그 외부 일정이 바로 일본 사전 적응훈련이었다. 선수들은 실제 경기장을 눈으로 확인하고 주변 환경을 살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숙소에서 훈련장과 경기장까지 어떤 방식으로 이동해야 하는지, 현지에서는 무엇을 먹고 생활하게 되는지까지 경험했다.
이번 대회는 기존의 대규모 아파트형 선수촌 대신 나고야항의 크루즈선 등이 선수 숙소로 활용되는 등 평소 국제종합대회와 생활 환경에도 차이가 있다. 경기장 밖의 동선 역시 당일 컨디션이 중요한 양궁 선수들에게는 미리 익혀둘 필요가 있는 변수였다.
김우진은 "선수들이 실제 대회 때 이동해야 하는 거리를 미리 확인했다"며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거리나 현지 환경, 우리가 가서 먹고 생활해야 하는 부분들도 경험해봤다"고 설명했다.
옆에서 듣던 이우석은 "아침에 일어나서 차로 이동하는 거리까지 다 계산했다. 아시안게임을 미리 했다고 보면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괜한 말은 아니었다. 선수단은 경기장에만 직접 들어가지 않았을 뿐, 아침에 눈을 뜨고, 식사하고, 차를 타고 이동해 활을 쏘기까지 아시안게임 당일을 미리 경험했다.
국내에서도 준비는 이어졌다.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양궁장에는 아시안게임 특설무대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놓고 훈련했다. 이우석은 "아시안게임과 거의 비슷한 특설 무대를 만들어 계속 훈련하고 있다"며 "그 환경에 최대한 눈을 익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면에서 광주에서 마주한 소음과 시각적 변수도 큰 경험이었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적응 훈련을 한 뒤 수확한 2020 도쿄 올림픽,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이 그 증거다. 김우진은 "환경이나 음식에 대해 '이것 때문에 못 했다, 저것 때문에 못 했다'고 하는 건 핑계일 뿐이다"라며 "다른 나라 선수들도 똑같은 조건이다. 그 환경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거기에 맞게 내 컨디션을 올리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