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주전 아니다, 3년은 더 해야" 벌써 962이닝인데... 만년 백업의 독기가 롯데 유격수 고민 끝냈다

수원=김동윤 기자
2026.09.14 05:41
롯데 자이언츠의 전민재는 트레이드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올해 120경기에 출전하며 커리어하이 성적을 기록했다. 그는 유격수로 962이닝을 소화하며 수비 자신감을 얻었고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며 팀의 핵심 내야수로 자리 잡았다. 전민재는 아직 스스로를 주전이라 생각하지 않으며 향후 3년은 더 꾸준히 활약해 실력을 증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민재.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중심에 있던 이름은 아니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전민재(27)는 롯데 자이언츠 내야에서 가장 확실하게 자리를 지킨 선수 중 하나가 됐다.

전민재는 천안남산초-천안북중-대전고를 졸업하고 2018 KBO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프로 첫해 1군 무대를 밟았지만, 이후 6시즌 동안 77경기 77타석을 소화하는 데 그치며 오랜 시간 백업 생활을 했다.

2024년 100경기 276타석을 소화하며 마침내 기회를 넓히는 듯했지만 시즌 후 다시 큰 변화를 맞았다. 드래프트 동기 정철원(27)과 함께 김민석(22), 최우인(24·이상 두산), 추재현(27·키움 히어로즈)을 상대로 한 2대3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트레이드의 중심으로 평가받은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신본기 이후 3년 넘게 확실한 주전 유격수를 찾지 못한 롯데에는 충분히 긁어볼 만한 카드였다.

그리고 전민재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헤드샷 부상 이후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며 후반기 61경기 타율 0.255로 시즌을 마쳤지만, 올해는 부상 없이 풀타임을 뛰었을 때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 보여주고 있다.

전민재는 13일 경기 종료 시점 1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9(402타수 112안타) 8홈런 58타점 43득점 11도루, 출루율 0.326 장타율 0.391을 기록했다. 출전 경기와 타석 수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커리어하이다.

전민재가 유격수 수비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무엇보다 지난해와 달리 시즌 후반에도 페이스가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13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난 전민재는 "지난해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서 지치기도 했는데 올해도 똑같이 힘들었다"라면서도 "생각 하나를 바꿨다. 생각해보면 나도 힘들고 동료들도 힘들고 상대 팀 선수들도 다 똑같이 힘든 상황이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순간순간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웃었다.

수비에서도 자신감이 붙었다. 전민재는 올 시즌 유격수로 962이닝을 소화했다. 리그 유격수 중 4번째로 많은 이닝이다. 전민재는 "시즌 초반부터 좋은 수비 플레이가 계속 나오다 보니까 자신감이 붙었다. 그래서 더 과감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제 눈앞의 목표는 1000이닝이다. 전민재는 "시즌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1000이닝은 꼭 한번 뛰어보고 싶다"며 "한 시즌을 풀로 잘 치렀다는 기록이기도 하고, 다치지 않고 몸 관리를 잘했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1000이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가졌던 절박한 마음가짐이 그라운드에서 결과로 나타났다. 전민재는 "지난해처럼 하다간 내 자리가 없을 수도 있겠다고 많이 느꼈다. 그래도 기회는 내가 먼저 받는 거니까 그 기회를 절대 남한테 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두산 시절부터 전민재를 지켜본 김태형(59) 롯데 감독도 그의 성장을 인정했다. 김 감독은 "잘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계속 보여줘야 한다"라며 "올해는 지난해처럼 큰 부상이 없었다. 시즌 준비를 잘했고 큰 부상 없이 계속 뛰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민재가 유격수 수비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트레이드에 대한 시선도 완전히 달라졌다.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카드였지만, 지금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전민재를 두고 '성공적인 트레이드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전민재는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영광"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그렇다고 스스로를 이미 완성된 주전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올해 처음 세 자릿수 안타를 넘어섰고 유격수로 1000이닝을 바라보고 있지만 전민재가 세운 기준은 훨씬 높다. 전민재는 "아직 한 3년은 더 풀로 뛰어봐야 '이제 주전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3년 정도 꾸준히 뛰어야 자기 실력이라고 증명할 수 있다. 아직 더 열심히 뛰어다녀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롯데는 53승 2무 69패로 리그 9위에 머물며 사실상 가을야구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긴 시즌 동안 유격수 자리를 지킨 전민재의 성장은 분명 2026시즌의 수확이다.

전민재의 시선도 자신의 커리어하이보다는 팀의 미래를 향했다. 그는 "일단 나부터 잘해야 하고 동료들도 다 같이 힘을 내야 한다"며 "우리 선수들은 10개 구단 어느 팀과 비교해도 좋은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 안에는 진짜 강팀이 되지 않을까 믿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제 전민재의 목표는 단순히 한 시즌 반짝하는 선수가 아닌 롯데에 오래 남을 유격수였다. 그는 "세 자릿수 안타를 계속 기록하는 선수가 좋은 선수로 기억될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롯데에서 계속 잘해서 미래에도 '정말 좋은 트레이드였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도록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전민재.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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