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일본)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에 도전하는 이민성호의 첫 관문은 '조별리그 통과'다.
총 15개 팀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는 3~4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와 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올라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라크의 기권으로 참가팀 수가 16개 팀에서 15개 팀으로 줄면서 D조는 3개 팀이 편성되는데, 마침 한국이 조 추첨을 통해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와 D조에 속하게 됐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5일 오후 7시 30분 카타르와 1차전 이후 일주일 뒤인 22일에 사우디와 2차전을 치른다.
다른 팀들이 3~4일 간격으로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는 데 반해 1차전과 2차전 사이에 일주일 간격이 있는 데다, 조별리그를 3경기가 아닌 2경기만 치른다는 점은 체력적인 측면에서 반가운 일이다.
3개 팀 중 2위 안에만 들면 8강 토너먼트에 오르는 만큼 사실상 한 경기만 이겨도 8강 진출에 유리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이 다른 두 팀에 비해 우위가 뚜렷하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는 나이 제한이 있어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참가하고, 대신 24세 이상 선수가 최대 3명 와일드카드로 합류할 수 있다. 한국은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 특례를 받는 만큼 사실상 '최정예 멤버'가 소집됐다.
실제 이민성호 전력엔 배준호(스토크 시티) 김지수(브렌트포드) 양민혁(KVC 베스테를로) 박승수(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유럽파들이 즐비하고, 강상윤(전북 현대) 박경섭(인천 유나이티드) 김준홍(수원 삼성) 등 K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 중인 선수들도 대거 포진해 있다. 지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무대를 누볐던 양현준(셀틱FC) 엄지성(스완지 시티) 이기혁(강원FC) 등 와일드카드 3장도 모두 활용해 전력을 강화했다.
반면 조별리그에서 마주하게 될 사우디나 카타르는 한국과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U23 대표팀이 나서는 한국과 달리 두 살 어린 21세 이하(U21) 대표팀이 출전하고, 심지어 와일드카드 역시 활용하지 않은 전력이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아예 축구협회 차원에서 'U21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18세에 불과한 2008년생 선수도 3명이나 포진해 있다. 카타르 역시도 표면상 U23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 나서지만, 선수들 면면을 살펴보면 와일드카드 없는 U21 대표팀으로 대표팀이 꾸려졌다. 한국과 달리 다른 팀 대부분 아시안게임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대신 2년 뒤 올림픽을 준비하는 팀들이 나서기 때문이다.
결국 이민성호는 와일드카드가 포함된 U23 대표팀인 데 반해, 카타르와 사우디는 와일드카드도 없는 두 살 어린 U21 대표팀인 셈. 조 1위를 통한 조별리그 통과는 당연한 일이고, 그게 아니라면 그야말로 '대참사'인 이유다.
다만 이민성호가 U21 대표팀들을 상대로 패배했던 전력이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당시 한국은 두 살 어린 U21팀으로 나섰던 우즈베키스탄, 일본에 각각 0-2, 0-1로 패배한 바 있다. 이는 이민성호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셌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나마 당시와 비교해 선수단 변화가 크지만, 이번 조별리그에서도 만약 두 살 어린 팀들을 상대로 고전한다면 금메달 도전 여정엔 초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사우디, 카타르뿐만 아니라 개최국이자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일본 역시도 와일드카드 없는 U21 대표팀이 나서고, 역시 지난 1월 한국을 꺾었던 우즈베키스탄도 U21 대표팀 체제로 이번 대회에 나선다. 그 외의 팀들은 U23 대표팀이 나서지만, 와일드카드 활용폭은 팀마다 다르다. 한국처럼 3장을 모두 와일드카드를 쓴 팀도 있고, 1~2장만 쓰거나 와일드카드 없는 U23 대표팀으로 나서는 팀도 있다.
물론 선수들 면면에서 나오는 객관적인 전력만 보면, 그 어떤 팀도 한국을 위협할 만한 전력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관건은 이러한 전력을 이민성 감독이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아무리 선수단이 화려하더라도 이민성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두 살 어린 팀들에 연거푸 졌던 지난 1월 AFC U23 아시안컵 참사가 반복될 수도 있다. 아시안게임 연속 금메달 기록도 끊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