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비극' 실명 위기 반칙패→UFC 챔피언까지 뺏길 위기라니,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꼭 복귀하고 싶었는데..."

박건도 기자
2026.09.16 01:24
UFC 헤비급 챔피언 톰 아스피날이 시릴 가네의 눈 찌르기 반칙으로 인한 시력 손상 여파로 챔피언 벨트를 자진 반납했다. 아스피날은 지난해 타이틀전에서 입은 안구 부상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옥타곤 복귀 허가를 받지 못했다. 반면 치명적인 반칙을 저질렀던 가네가 정규 챔피언 등극을 앞두게 되면서 팬들과 현지 언론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톰 아스피날. /사진=영국 더선 갈무리

비극이다. 상대의 치명적인 눈 찌르기 반칙으로 시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던 UFC 헤비급 챔피언 톰 아스피날(33·영국)이 11개월간의 투병 끝에 결국 챔피언 벨트를 자진 반납했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15일(한국시간) "아스피날이 잔혹한 반전 속에 UFC 헤비급 타이틀을 공식 반납했다"며 "아스피날이 UFC 역사상 가장 불운한 챔피언이라면, 반칙으로 그를 쓰러뜨린 뒤 타이틀을 넘겨받게 된 시릴 가네(프랑스)는 역사상 가장 운 좋은 파이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스피날은 지난해 10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UFC 321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도전자 가네에게 반칙성 플레이를 당했다. 실제로 가네는 아스피날의 안와 깊숙이 손가락을 찔러 넣는 등 수차례 치명적인 아이 포크(눈 찌르기) 반칙을 저질렀다. 이로 인해 경기는 1라운드 만에 무효 처리됐고, 아스피날은 시신경 손상과 함께 복시 현상, 안구 운동 장애를 겪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최측근도 분통을 터트렸다. 아스피날의 부친은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아들의 오른쪽 눈이 회색으로만 보일 정도로 시력이 손상됐고, 희귀질환인 브라운 증후군까지 앓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후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며 복귀를 노렸으나 끝내 옥타곤 복귀 허가를 받지 못했다. 결국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가 아스피날의 타이틀 박탈을 논의하겠다고 시사한 지 하루 만에 아스피날은 스스로 벨트를 내려놓았다.

시릴 가네(오른쪽)와 톰 아스피날의 경기 중. /AFPBBNews=뉴스1

아스피날은 공식 성명을 통해 "헤비급의 흐름을 막고 싶지 않다. 내 커리어가 멈춰 서는 고통을 겪어봤기에 다른 파이터들에게 타이틀 도전 기회가 돌아가길 바란다"며 "타이틀에서 내려온다고 해서 스포츠나 내 꿈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내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UFC와 헌터 캠벨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에게 모든 진단서와 검사 결과를 공유하며 복귀를 타진했지만, 지금으로선 불가능했다"며 "내 커리어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꾼 반칙 때문에 지금도 이런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아스피날의 종합격투기 커리어는 불운의 연속이었다. 2022년 타이틀 턱밑에서 무릎 인대가 찢어지는 중상을 입었고, 잠정 챔피언에 오른 뒤에도 당시 정규 챔피언이었던 존 존스가 맞대결을 피하며 1년 넘게 시간을 끌다 은퇴하는 바람에 옥타곤을 비워야 했다. 어렵게 통합 챔피언에 올랐으나 첫 방어전에서 가네의 반칙 손가락에 찔려 11개월간 수술대에 오르는 악몽을 겪었다. 이후 복귀 의지를 불태웠으나 눈 부상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반면 아스피날을 벼랑 끝으로 내몬 가네는 프랑스 역사상 첫 UFC 헤비급 정규 챔피언 등극을 눈앞에 뒀다. 가네는 과거 아스피날전을 앞두고 아스피날의 최측근 훈련 파트너인 KSW 챔피언 출신 필 데 프리스를 포섭하려 했던 추태가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의 보도로 폭로되는 등 안팎으로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게다가 지난 6월 알렉스 페레이라를 꺾고 잠정 챔피언에 오르는 과정에서도 후두부 가격 등 불법 타격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UFC 역사상 가장 불운했던 챔피언 아스피날이 반칙 피해의 후유증으로 눈물을 머금고 벨트를 내려놓은 사이, 치명적인 반칙을 저질렀던 가네가 무혈입성으로 정규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게 되는 부조리한 현실에 팬들과 현지 언론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톰 아스피날이 시릴 가네와 경기 중 눈을 찡그리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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