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24)의 빈자리를 두고 가장 큰 걱정은 유격수 수비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NC 다이노스가 뼈저리게 느낀 공백은 공격이었다.
NC는 15~16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2연전을 모두 내줬다. 15일 2-3으로 한 점 차 패배를 당했고 16일에는 2-9로 크게 졌다. 5강 진입을 위해 갈 길 바쁜 상황에서 뼈아픈 연패였다.
공교롭게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이 시작된 후 첫 2경기였다. NC에서는 주전 유격수 김주원 홀로 대표팀으로 떠났다. 올 시즌 김주원은 121경기 타율 0.288(479타수 138안타), 18홈런 59타점 83득점 30도루, 출루율 0.370, 장타율 0.445, OPS 0.815를 기록했다. 안정적인 유격수 수비는 물론이고 장타와 출루, 주루까지 가능한 NC 타선의 핵심이었다.
당초 관심은 수비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쏠렸다. 이호준(50) NC 감독도 일찌감치 대비했다. 김주원의 대표팀 차출이 예정돼 있었던 만큼 한 달 전부터 김한별(25), 김휘집(24), 홍종표(26), 김건희(22) 등 여러 선수를 유격수 후보로 준비시켰다. 김휘집에게는 캠프와 시즌 중 여유 있는 경기에서 유격수 경험을 쌓게 했고, 퓨처스리그에서도 신인 신재인(24) 등이 유격수로 나섰다. 이 감독은 "한 달 전부터 이미 준비했다"며 한 명에게 김주원의 자리를 모두 맡기기보다 경기 상황에 따라 여러 카드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실제로 수비에서는 생각보다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 15일에는 김한별이 선발 유격수로 나섰다. 경기 중 타석에서 대타가 투입되면서 홍종표가 뒤를 이었고 김휘집까지 유격수로 이동했다. 김휘집에게는 7월 25일 SSG 랜더스전 이후 52일 만의 유격수 수비였지만, 큰 문제 없이 경기를 마쳤다.
16일에도 김한별이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다. 이번에는 경기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타석에서도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정작 채워지지 않은 건 김주원의 방망이였다. 15일 NC는 LG와 똑같이 7안타를 기록하고도 2점밖에 뽑지 못했다. 5회에는 천재환(32)의 2루타를 시작으로 1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6회에도 2사 후 김휘집과 박건우(36)가 연속 볼넷을 골라냈지만, 오지환(36)의 호수비에 막혔다.
8회 블레인 크림(29)의 투런포로 2-3까지 따라붙고 김휘집의 볼넷과 박건우의 안타로 다시 1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서호철(30)이 삼진으로 물러난 순간 3루 주자 오태양(24)까지 견제 송구에 잡히며 추격이 끝났다.
16일은 더 답답했다. NC는 LG(8안타)보다 많은 9안타를 때리고도 2득점에 그쳤다. 초반부터 흐름이 계속 끊겼다. 1회 박민우(33)가 안타로 출루했지만, 도루를 시도하다 잡혔다.
2회에는 김휘집의 출루와 박건우의 안타로 기회를 만들고도 이우성(32)의 타구 때 더블아웃이 나왔다. 3회에도 김한별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박민우가 4-6-3 병살타를 쳤다.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주자가 나가고도 더블아웃과 병살이 이어지면서 초반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4회 박건우가 비거리 130m의 시즌 19호 투런포를 터뜨려 2-1로 뒤집었지만, 그것이 이날 NC의 처음이자 마지막 득점이었다. 6회에는 크림의 볼넷과 김휘집의 2루타로 1사 2, 3루 절호의 기회를 잡고도 박건우가 삼진, 이우성이 고우석(28)의 공 하나에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결국 9안타를 치고도 홈을 밟은 선수는 두 명뿐이었다.
사령탑은 첫 패배 뒤 선수들에게서 조급함을 읽었다. 5강 경쟁에서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해지면서 "이겨야 한다", "내가 여기서 뭘 잘못하면 안 된다"는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호준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뭔가를 하려고 하다 보니 경직된 동작들이 나왔다"며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이다. 그냥 원래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주원이 떠난 유격수 빈자리는 김한별의 안정적인 수비가 든든히 메웠다. 하지만 타율 0.288에 18홈런, 30도루를 동시에 기록한 타자를 대신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