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 감사 걸리자 '회계 조작' 의혹까지

경기지역 한 농협 조합장과 상임이사가 15억원대 무기명 기프트카드를 조합원들에게 대량 지급하는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17일 안산상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A 농협 조합장 B씨와 상임이사 C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농업협동조합법 및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고소장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B씨 등은 지난 1월 '경영성과 우수 기프트카드 특별지급' 명목으로 조합원 1717명에게 1인당 70만원 상당의 카드를 지급했다. 이용 실적에 따라 최대 30만원 상당의 카드를 추가로 내줬으며, 지난 8월에는 이사회 전후로 비상임이사와 감사 10명에게 1인당 100만원씩 지급하려 한 정황도 적시됐다. 총금액은 15억4600만원 규모다.
해당 카드는 무기명인 데다 사용처 제한도 없어 마트, 식당, 노래방 등 전국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쓰였다는 것이 고소인 측 주장이다. 고소인은 이를 두고 농협중앙회 지침상 금지된 현금성 물품 지급 사례이자, 영농·생활 지원 목적의 '교육지원사업비'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농협중앙회 특별감사에서 위법성이 지적되자, B씨 등이 이사회를 열어 기프트카드 비용을 교육지원사업비에서 업무추진비로 사후 변경하고 31억원대 예산 변경안을 의결하는 등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고소인은 B씨가 2027년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연임을 염두에 두고 재임 중 기부행위를 금지한 현행 위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실제 카드 발급 및 사용 내역과 예산 집행의 위법성 여부 등은 수사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경찰은 고소장과 관련 자료를 토대로 발행 경위, 회계 처리 과정, 선거 관련성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