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잠실 시타했던 중학생' 이제 진짜 LG 선수가 됐다! LG 2R 임호윤 "휘문고 임찬규 선배 만나고 싶습니다"

김동윤 기자
2026.09.24 14:16
LG 트윈스는 2027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휘문고 우완 투수 임호윤을 지명했다. 중학생 시절 잠실야구장에서 시타자로 나섰던 임호윤은 투수 전향과 수술 공백을 딛고 최고 시속 152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성장했다. 임호윤은 휘문고 선배인 임찬규를 만나고 싶다는 소망과 함께 1군에서 오래 던지는 투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휘문고 임호윤이 2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LG의 선택을 받은 뒤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4년 전 시타자로 잠실야구장을 찾았던 중학생 3루수가 이제 최고 시속 152㎞를 던지는 우완 투수가 돼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다시 잠실 마운드에 선다.

LG는 지난 2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7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휘문고 우완 임호윤(19)을 지명했다. 1라운드에서 인창고 윤예성(17)을 뽑은 데 이어 다시 한번 빠른 공을 던지는 고교 우완을 선택했다.

백성진 LG 스카우트 팀장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좋은 선수들이 와서 만족한다. 상위 라운드에서 시속 150㎞를 던지는 확실한 우완투수 두 명을 보강했다"고 자평했는데, 그중 하나가 임호윤이었다.

임호윤에게 LG와 잠실야구장은 아주 낯선 곳만은 아니다. 임호윤은 잠신중 재학 시절이던 2022년 4월, 전국소년체전 서울 예선을 우승한 잠신중 야구부를 대표해 LG-롯데전 승리 기원 시타자로 잠실 그라운드를 밟았다. 당시 LG는 잠신중과 꾸준히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고, 프랜차이즈 스타 오지환(36)도 잠신중을 찾아 재능기부와 야구용품 지원을 한 바 있다.

그로부터 4년 뒤 임호윤은 LG가 직접 선택한 프로 선수가 됐다. 드래프트 직후 스타뉴스와 만난 임호윤은 "생각보다 빠르게 불러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중3 때 잠실야구장에서 시타자로 선 적 있는데 되게 웅장한 느낌을 받은 기억이 있다. 이제는 마운드에서 볼 생각을 하니까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라며 "예전부터 특별히 매달려서 응원하는 팀은 없었지만, LG는 과거 부침에도 강팀이 된 팀으로 기억한다. 그런 좋은 팀에 가게 돼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7 KBO 신인 드래프트'가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임호윤이 LG에 지명된 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프로까지 오는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키 183㎝, 몸무게 81㎏의 임호윤은 잠신중 시절 투·타에서 모두 재능을 보였고 휘문고에는 내야수로 입학했다. 당시 주 포지션은 3루수였다. 이후 2학년 시즌을 마친 뒤 투수로 전향했고, 지난해 3월 팔꿈치 내측측부인대(MCL) 수술까지 받으면서 1년을 유급했다.

투수 전향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오태근 휘문고 감독은 스타뉴스에 "(임)호윤이는 수비도 괜찮고 어깨가 정말 좋았다. 방망이를 칠 때도 힘은 있었지만, 성장성을 봤을 때 야수보다 공을 던지는 게 훨씬 강점이라고 생각했다"며 "공을 정말 예쁘고 부드럽게 던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투수 코치와 호윤이 부모님, 잠신중 감독님과도 상의했고 호윤이 본인도 투수를 해보고 싶어 했다"며 "야수로서도 분명 자질이 있었고 타구를 멀리 보내는 힘도 있었지만, 앞으로 풀어가기에는 투수 쪽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선택은 적중했다. 오랜 공백을 거쳤음에도 마운드에 돌아오자 평가는 빠르게 치솟았다. 최고 시속 152㎞의 빠른 공을 앞세워 올해 11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17, 29⅓이닝 29탈삼진을 기록했다.

LG 역시 단순히 구속만 보고 그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구단은 "투구 시 상·하체 밸런스가 좋으며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이 양호하다. 팔 스윙이 빠르고 볼을 던지는 임팩트가 좋아 공 끝의 회전력이 좋은 투수"라고 평가했다. 오 감독도 "시속 152㎞ 빠른 공에 부드러운 몸을 가지고 있다. 제구력도 준수하고 직구에 힘이 있어 즉시전력감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7 KBO 신인 드래프트'가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임호윤(왼쪽부터), 윤예성, 김동주가 LG에 지명된 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선수 본인이 스스로 꼽은 가장 큰 무기도 직구였다. 다만 자신이 생각한 올해 가장 크게 발전한 부분은 구속이나 변화구가 아니었다. 임호윤은 "일단 직구 힘이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처음 경기장에 올라갔을 때는 너무 오랜만이기도 해서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데 급급했다"며 "그런데 나중에는 타자와 싸우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부분이 가장 발전한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오 감독이 임호윤에게서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또 있다. 재능보다 성실함이다. 그는 "내가 (임)호윤이를 제일 높게 평가하는 건 성실함이다. 정말 운동을 많이 소화하는 선수"라며 "그냥 내버려 둬도 자기가 필요한 운동을 다 찾아서 할 것이다. 감독이나 코치가 운동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옆에서 보면 '이 친구는 진짜 노력을 많이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서 나도 내심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는 휘문고와 깊은 인연이 있다. 박용택(47)과 임찬규(34) 두 명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모두 휘문고 출신이다. LG에서 만나고 싶은 선수를 묻자 임호윤은 "임찬규 선배님을 뵙고 싶다"며 답변에 망설임이 없었다.

중학생 때 처음 밟았던 잠실야구장 그라운드는 이제 초청받아 찾는 장소가 아닌 자신의 홈구장이 됐다. 자연스레 목표도 정해졌다. 임호윤은 "빨리 1군에 올라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해서 오래오래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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