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송편', 중국은 '필승 월병', 대만은 '고단백 버블티'... AG 채우는 '고향의 맛'

이원희 기자
2026.09.26 08:30
한국은 나고야 코리아하우스에서 송편 만들기 체험과 K팝 공연 등 추석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중국은 배드민턴 스타 황야충·류위천 부부가 만든 필승 기원 월병과 리팅의 출정 만두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대만은 스포츠과학센터의 연구를 거쳐 현지에서 빠르게 조리 가능한 고단백 버블티와 두화를 선수단에 제공했다.
K-푸드 홍보관. 사진=델로우뉴스 캡처

아시안게임의 메달 경쟁 속에서도 명절은 찾아온다. 한국은 현지 관람객에게 송편으로 추석 문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다른 국가들도 선수들을 응원하고 입맛을 챙기기 위한 '고향의 맛'을 준비했다.

먼저 한국은 송편으로 추석 분위기를 전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대한체육회와 함께 추석 당일인 오는 25일 나고야 코리아하우스에서 송편 만들기 체험 행사를 마련한다. 재일동포와 현지 교민, 일반 소비자들이 참여해 한국의 명절 음식을 만들고 전통문화를 경험하는 자리다.

이날 오후에는 '한국의 날' 특별 행사가 진행된다. 각국 선수단과 귀빈, 관람객들을 초청해 K팝 커버 댄스 공연을 선보인다. 송편 빚기와 전통 민속놀이 등 한국의 명절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코리아하우스는 지난 18일부터 10월 3일까지 16일간 운영된다. 한국의 음식과 관광, 문화 등을 알리는 공간에서 추석의 의미도 함께 전한다.

중국에서는 출국 전부터 명절 음식에 승리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앞서 중국 시나닷컴은 식품기업 진룽위의 아시안게임 지원 행사를 소개하면서 배드민턴 스타 황야충·류위천 부부가 후배 량웨이컹에게 직접 만든 '딩성 월병'을 선물했다고 전했다.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선수들의 '필승'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월병이다.

황야충·류위천 부부는 중국 내 국가대표 훈련기지 식당에서 스포츠 영양사, 요리사와 함께 월병을 만들었다. 진룽위가 지원한 식재료를 활용했다. 량웨이컹이 받은 '특별한 선물'도 이 자리에서 만들어졌다.

월병에 이어 만두도 등장했다. 베이징체육대 국가대표 훈련기지에서는 올림픽 테니스 복식 금메달리스트 리팅이 '출정 만두'를 만들었다. 이 역시 출전을 앞둔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중국에서 준비한 음식이었다.

중국의 월병. /사진=시나닷컴 캡처

대만은 대회 기간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맞춤형 간식에 공을 들였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나고야 미소노초등학교에 마련된 대만 선수단 지원 거점에 고단백 버블티와 고단백 두화, 과일 젤리 등이 준비됐다고 소개했다. 두화는 두유를 굳혀 만드는 디저트다. 낯선 원정지에서도 선수들이 익숙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지원 거점은 선수들이 식사뿐 아니라 훈련과 회복, 치료까지 한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조성됐다.

간식 하나를 준비하는 데도 상당한 노력이 들어갔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스포츠과학센터는 약 두 달 동안 대만에서부터 두화와 버블티를 시험 삼아 만들었다. 선수들에게 미리 맛보게 하고 의견을 받아 배합을 수정했다.

스포츠과학센터 영양사 우완춘은 "대만의 맛이 더 짙게 담긴 간식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조리 여건도 고려했다. 콩을 직접 갈아 만드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두화는 일본에서 구입한 진한 두유를 간수로 굳혀 만든다. 버블티에는 대만에서 가져온 즉석 조리용 타피오카 펄을 사용한다. 익숙한 맛을 살리면서도 현장에서 빠르게 준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만 선수단에 제공되는 간식. /사진=대만중앙통신사 캡처

각국 선수들에게 익숙한 음식을 제공하려는 노력은 대회 급식 현장에서도 이어진다.

인도 매체 인디언익스프레스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각국 선수들을 위한 급식 운영을 맡은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그룹 설립자 피터 라이트를 인터뷰해 식사 준비 현장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트의 팀에는 25개국 출신 셰프 80명이 참여한다. 전체 운영 인력은 약 200명이다. 오전 5시부터 첫 음식을 내놓고 아침과 점심, 저녁, 야식까지 하루 네 차례 메뉴를 바꿔 새벽 1시까지 식사를 제공한다.

선수들이 식사량과 영양 구성을 직접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한 끼에 약 110~120가지 메뉴를 제공하고, 샐러드바도 재료를 미리 섞기보다 따로 배치한다. 구운 닭고기는 소스 없이 먹을 수 있고, 밥도 필요한 만큼 덜 수 있다.

소비량도 상당하다. 닭고기는 하루 약 2톤, 소고기와 생선은 각각 약 800㎏이 사용된다. 쌀은 수요가 가장 많은 날이면 1톤에 육박한다. 각 대회장을 통틀어 하루에 소비되는 바나나는 약 6만 개다.

아시안게임 선수단 식당. /사진=인디익스프레스 캡처

라이트는 호텔·외식업계에서 40년 넘게 일하며 시드니·베이징·리우 올림픽, 밴쿠버 동계올림픽 등에서 급식 업무를 맡았다.

대규모 식사 준비 경험이 풍부하지만, 그가 강조한 것은 단순히 많은 음식을 내놓는 일이 아니었다. 라이트는 각국 선수들에게 익숙한 맛을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장 하나도 예외가 아니다. 라이트는 "한국인 셰프는 한국 간장을, 일본인 셰프는 일본 간장을, 중국인 셰프는 중국 간장을 원한다"며 "간장 한 종류를 놓고 모두 이것을 쓰라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가 내세운 철학은 단순했다. 첫 해외 원정에 나선 17세 선수가 집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다. 라이트는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음식, 자신의 마을에서 먹던 음식처럼 선수들이 익숙한 맛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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