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남자단식 유태빈이 또 한 번 대이변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세계랭킹 4위이자 중국의 간판 스위치까지 무너뜨렸다.
유태빈은 26일 일본 이치노미야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단식 16강에서 스위치를 2-0(21-17, 25-23)으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스위치는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최정상급 선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스위치의 우세가 점쳐질 만한 경기였다.
하지만 유태빈은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유태빈은 첫 게임부터 스위치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초반 접전 이후 조금씩 격차를 벌렸고, 21-17로 첫 게임을 가져오며 기선을 제압했다.
더 극적이었던 건 두 번째 게임이었다.
유태빈은 한때 11-17까지 뒤처지며 승부가 3게임으로 향하는 듯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차근차근 격차를 좁힌 끝에 19-19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승부를 듀스까지 끌고 갔다.
마지막 집중력에서도 유태빈이 앞섰다. 팽팽한 승부 끝에 25-23으로 두 번째 게임까지 잡아내면서 세계랭킹 4위 스위치를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돌려세웠다.
중국 현지는 충격에 빠졌다. 중국 매체 즈보바는 스위치의 패배 소식을 전하면서 아예 "역대 최악 성적"이라고 표현했다.
앞서 중국은 디펜딩 챔피언 리스펑이 이날 32강에서 한국의 최지훈에게 1-2(21-18, 19-21, 18-21)로 역전패했다.
믿었던 스위치마저 유태빈에게 무너지면서 이번 대회 중국 남자단식 출전 선수들은 전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매체는 "중국 남자단식이 전원 탈락했다"면서 "중국이 아시안게임 배드민턴에 처음 참가한 1974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남자단식에서 단 한 명도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역대 최악의 성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는 결과다.
직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만 해도 중국 선수들이 결승을 독식했다. 리스펑과 스위치가 나란히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놓고 집안싸움을 벌였고, 당시 리스펑이 스위치를 2-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직전 대회 금·은메달리스트가 모두 8강조차 밟지 못한 채 일찍 짐을 싸게 됐다.
그 결정타를 날린 선수가 유태빈이었다.
사실 유태빈의 이변은 스위치전이 처음이 아니다.
유태빈은 앞선 32강에서도 세계랭킹 11위 린춘이(대만)를 상대로 2-0(21-10, 21-12) 완승을 거뒀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첫 게임을 21-10으로 크게 가져온 데 이어 두 번째 게임에서도 21-12로 압도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를 상대로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그리고 몇 시간 뒤에는 세계랭킹이 더 높은 스위치까지 잡아냈다.
유태빈은 두 경기 연속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2-0으로 돌려세우며 이번 대회 남자단식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동시에 스위치까지 탈락시키며 중국 남자단식에 1974년 이후 처음이라는 '흑역사'까지 안겼다.
이제 시선은 8강으로 향한다. 유태빈은 27일 일본의 나라오카 코다이와 준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상대 역시 만만치 않다. 나라오카는 일본을 대표하는 정상급 선수다. 더욱이 개최국 선수와 맞붙는 만큼 유태빈은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까지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유태빈은 순식간에 두 번의 대이변을 만들어낸 만큼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